[이사람]정유섭 케이엘넷 대표

[이사람]정유섭 케이엘넷 대표

 “종합물류정보망, 고객이 매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지난 1월 정유섭 케이엘넷 대표의 취임에 대해 업계는 세 번씩이나 실패한 기업 매각을 반드시 제대로 성사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인사로 풀이했다.

 정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종합물류정보망은 기간전산망이다. 케이엘넷이 보유한 공공정보가 외부업체로 노출되거나 개인적·불법적으로 활용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엘넷은 국토해양부의 ‘포트미스’, 관세청의 ‘유니 패스’, 철도공사의 ‘크로이스’ 등의 B2G 서비스를 수행하면서 방대한 양의 물류정보 DB를 구축해왔다.

 정 대표는 “종합물류정보망이 세 차례 매각이 무산된 것도 이러한 공공성을 정부가 깊이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물류정보망을 한국선주협회 등 고객이 매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각과는 별개로 케이엘넷은 글로벌 물류 IT기업으로 도약하느냐, 아니면 정체돼 생존에 목말라야 하느냐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케이엘넷은 지난해 전년대비 95% 이상 줄어든 4700만원의 영업이익에 30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정 대표는 올해 매출 목표는 전년대비 22% 이상 증가한 375억원, 수출 목표는 20억원으로 잡았다. 그는 “아프리카·일본 등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아주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며 “신성장동력 확보와 해외 솔루션 시장 개척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 말했다.

 이를 위해 케이엘넷은 올해부터 교통안전공단과 협력을 통한 모바일 교통정보서비스·교통사고예방서비스 등 ‘교통 물류 융복합 서비스’와 에너지 효율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그린 물류사업’ 등을 새로 추진할 예정이다. 취임한 지 50여일밖에 안됐지만 말레이시아·중국 등을 활발히 오가며 현지 파트너와의 접촉도 강화했다.

 정 대표는 “국가 단위의 항만물류정보망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는 나라는 세계에서도 한국이 유일하다”며 “산·관·연 공동 노력을 통한 세계표준 제정 선도와 함께 다양한 IT를 물류산업 영역 안에 집적화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정고시 22회인 정 대표는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과장, 건설교통부 수송물류심의관, 국립해양조사원장,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 한국해운조합 이사장 등 20여년을 물류·항만 관련 공직에 종사해왔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