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해외 특허괴물의 국내 RFID/USN 산업 공세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달 이탈리아 특허괴물 ‘시스벨’이 국내 RFID/USN 산업계에 공격을 개시한 이후 마련된 조치다. ▶본지 3월 29일자 1면 참조
11일 업계 및 관계기관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시스벨이 보유한 특허 풀과 국내 업체들의 특허 침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세부안이 확정되면 RFID/USN융합협회를 통해 특허소송 컨설팅 및 자금 지원 등이 실행될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정부가 특허 소송 전면에 나서 지원할 수는 없기 때문에 관련 협회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우선적으로 필요한 자금을 분할해 즉시 협회로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특허괴물 공격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특허 무효화 전략 △산학연 국내 특허 풀 구성을 통한 크로스 라이선싱 확보 △해외 원천 기술 특허 회피 연구개발 지원 사업 등을 검토 중이다.
이 가운데 특허 무효화 계획은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강한 맞대응으로 특허괴물의 국내 RFID/USN 산업 공세에 대한 맞불 전략이다. 특히 국내 산업계는 원천 기술 부문이 취약하지만, 상용화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어 정면 대응으로도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시스벨의 특허 공세에 대해 정면 돌파하는 전략도 검토되고 있다. 시스벨은 45개의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 적용되는 것은 2개에 불과하다. 그 중 하나는 정부 출연연인 ETRI가 보유한 특허다.
국내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이 보유한 특허를 모아 풀을 구성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시스벨 등 특허괴물의 후속 공격을 대비하는 차원이다. 국내 RFID/USN 등록 특허 수는 5000여개에 달한다. 국내 특허를 모아 해외 특허괴물의 공격을 방어하고, 여러 단체 및 기업과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어 역공격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극초단파(UHF) 대역 해외 원천기술 회피를 목적으로 연구개발(R&D)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해외 특허관리 기업들이 국내 RFID/USN 산업계를 공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 수요기업들의 국산 제품 채용이 위축될 수 있다”면서 “정부가 막대한 자원을 투자해 육성한 산업이 해외 특허에 막혀 고사하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