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휴머노이드 쇼룸' 시도 만큼 내실도 좋아야

코스닥 상장사인 아이엘과 그 로봇 자회사 아이엘로보틱스가 올 하반기 서울시내 핫플레이스 중 한곳에 우리나라 첫 휴머노이드 쇼룸을 연다고 한다.

마침 두 달전 2014년부터 10년 넘게 써오던 옛 사명을 버리고 아이엘로보틱스로 개명하며, 피지컬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로드맵을 내놓기도 했다. 자사 대표 휴머노이드로봇 '아이엘봇'을 중심으로 대중 접점을 넓히려는 취지엔 전적으로 공감한다.

쇼룸 자체 콘셉트도 단순 판매 중심의 매장이 아니라 요즘 트렌드와 관심도를 접목시킨다고 한다. 오픈 지역이 강남구 청담동이나 성수동인 점을 고려해 낮엔 로봇이 커피를 내리고 서빙하는 카페로 운영하고, 밤에는 휴머노이드가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꾸민다.

요즘 서울 시내에서도 제일 힙(Hip)한 곳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젊은층과 섞여 마시고, 놀고, 즐기는 공간이 마련된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 본다. 이웃 중국이 휴머노이드 글로벌 1위 답게 격투기 로봇에 마라톤 로봇까지 휴머노이드 굴기를 펼치고 있음을 볼때 우리도 늦었지만, 반갑기까지 하다.

아이엘 휴머노이드 쇼룸의 주인공인 아이엘봇은 글로벌 1위 휴머노이드기업인 중국 앳지봇과 전략적으로 협력해 하드웨어나 외형 디자인은 구성될 계획이다. 여기에 아이엘이 AI·소프트웨어(SW) 등 핵심 내용물을 채워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쇼룸에선 휴머노이드 로봇 렌탈·구매 상담 등 비즈니스도 이뤄진다. 로봇 운영·유지보수·데이터 업데이트를 결합한 '로보틱스 구독 서비스(RaaS)' 모델을 본격화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것이 아이엘 측 공식 설명이다.

분명, 기대되는 공간이지만 염려 또한 생기는게 사실이다. 첫째는 우리 소비자들 수준 때문이다. 이미 로봇커피는 수도 없이 마셔봤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펼치는 공연 또는 퍼포먼스가 이미 알거나 본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일지 부터가 아직은 가늠이 안된다.

휴머노이드가 우리 일상에 얼마나 가까이와 있는지, 여러 재능과 일을 좀더 새롭게 해줄 수 있는지 확인시키고 체감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한다.

앞서 여러 상장 테크 기업들이 주가 때문에 한번 크게 벌였다가, 빈껍데기만 남겼던 이벤트 전철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는, 기업 보다 더 엄정한 기술 평가를 내릴 정도인 소비자와 주주들의 박수를 받을 만한 휴머노이드 쇼룸이 열리길 기대하겠다.

이진호 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