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이날 동반성장안을 발표하면서 최선을 다했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하지만 초과이익공유제와 공정거래 시스템을 정착하려는 정부는 강한 어조로 추가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삼성이 이날 발표한 협약안은 성장의 결실과 열매를 2·3차 협력사와도 공유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1조원 규모의 상생펀드 조성 등 7개 상생협력 과제에 이어 삼성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사실상 거의 빼든 셈이다.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역시 “불합리한 관행은 모두 없애겠다. 삼성 신경영의 핵심은 조화와 협력이 될 것”이라며 상생의 중요성을 힘줘 말했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고장난명(孤掌難鳴)’ ‘을사조약(협력사(乙)가 죽는다)’ 등의 표현을 써 가면서 압박의 수위를 은근이 높였다.
◇정부-대기업 시각차 존재=이날 동반 협약식에 참석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과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한 목소리로 대기업의 ‘자율적 변화와 혁신’를 주문했다. 김동수 위원장은 “기업이 의사결정 및 업무처리 시스템을 혁신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은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순익을 비교하면서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강한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특히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초과이익공유제는 상당한 이익을 낼 경우 현금으로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자금을 비축해 놓고 임직원 고용안정, 교육, 기술개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쓰자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 김순택 부회장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삼성그룹은 이날 계열사와 협력사 간 관계를 ‘우리는 친구’로 표현했다.
◇상생안 주요 내용=삼성이 이날 발표한 동반성장안의 골자는 성장의 결실을 2차 협력사까지 전수하겠다는 것이다. 1차 협력사에게는 특허 등 삼성이 보유한 최첨단 기술을 제공하는 한편 2차 이하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 동안 일부 독소조항이 있었던 1·2차 협력사 간 계약서 대신에 표준하도급 계약서 사용을 권장하기로 했다. 또한 아직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60일 이상 어음 결제시스템을 원천적으로 못하게 했다.
이세용 협성회 회장도 이날 “이번 지원계획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1·2차 협력사간 동반성장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삼성은 2차 협력사와의 협약을 성실히 이행한 1차 협력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협력사에 대한 기술경쟁력 지원책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삼성은 자사가 소유한 특허를 협력사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기술자료 임치(任置)제 도입을 통해 협력사의 기술을 보호해 주는 한편 중요한 기술이 유출되거나, 사장되는 폐해를 방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전자의 대표적 협력업체 모임인 협성회 150여개사를 비롯 800개 정도의 1차 협력사를 두고 있다. 2·3차 협력사의 숫자도 2700여개사에 이른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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