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가] 모두에게 안성맞춤, 국립발레단 `코펠리아`](https://img.etnews.com/photonews/1104/125605_20110428105850_128_0001.jpg)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나른한 4월의 햇살을 받으며 최대한 멀리멀리 돌아 사무실로 향한다. 그곳이 곧 지옥이요 감옥이듯 걸음걸이는 한없이 느리고 무겁다. 이 시간의 직장여성들은 공연게시판, 버스, 혹은 남의 집 담벼락 등에 붙은 포스터들을 힐끗거리며 ‘건수’를 찾기도 한다. 각박한 세상에 건조해진 마음을 감동시켜줄 무언가를 고대한다.
산책 나온 대한민국의 어머니들도 마찬가지다. 마트에 들러 장만 보고 집에 가기에는 바람과 햇살이 스스로를 비참하게 만든다. 저기 붙어 있는 공연포스터 한 장. 예전에는 병아리 눈물만한 커피 잔에 담긴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문학을 즐겼다. 한 주에 한 번씩은 공연관람도 잊지 않았다. 다 지난 일이다. 한편, 일찍 끝난 수업에 책가방 짊어지고 집으로 향하던 어린이들도 그 ‘건수’를 찾아 사방으로 눈을 굴린다. 그렇게 집으로 향하던 엄마와 딸이 만났다. 그리고 딸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 발레 ‘코펠리아’의 포스터가 있다.
코펠리아 포스터의 신비로움에 딸은 눈을 떼지 못하지만 부모의 마음은 다급하다. 우선 비싸니까. 또 만화영화의 한 장면인줄만 알고 있을 딸에게 발레란 너무 고상하며 어렵고 당황스러운 문화니까.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다. 국립발레단의 ‘해설이 있는 발레’로 관객을 찾게 된 코펠리아는 전혀 어렵지 않다. 이 작품은 이전의 고전발레와 달리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카툰발레의 컨셉트로 재밌게 꾸며졌다. 무대와 의상 등의 볼거리도 가득하다.
기존 국립발레단의 해설발레가 공연장의 문턱을 낮추고 발레에 대한 친근감을 통해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했다면, 코펠리아 전막 해설발레는 관객들의 발레지식을 전막작품으로 확대, 발레 관객층의 저변을 두텁게 했다는 평이다. 마을 사람들이 과학자 코펠리우스가 만든 인형 코펠리아를 살아 있는 사람으로 착각, 결국 인형이라는 것이 밝혀지는 과정의 다양한 해프닝을 그린 이 작품은 해설과 함께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다음 스토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객들과 함께 상상하고 그동안 발레를 보며 가졌던 의문들을 해소시킨다.
특히 제임스 전 안무의 코펠리아는 ‘만화처럼 재미 있는 카툰발레’의 컨셉트를 가지고 다양한 요소들을 추가했다.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며 인형 코펠리아를 만들어 집착했던 코펠리우스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 또한 2막 코펠리우스 실험실에 있는 각국의 이국적인 인형들 중 한국인형도 등장시킬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은 “고전 클래식 코펠리아를 새로운 해석이 아닌 콤팩트한 클래식 버전으로 재안무해 ‘뉴 클래식’을 선보인다. 안무가 제임스 전의 클래식 재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어린이들뿐 아니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가족발레의 모범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해설자로는 발레리노 김준희가 함께하며 프란츠 역에 정영재·윤전일·송정빈, 프란츠의 약혼녀 스와닐다 역으로는 박슬기·김리회·이은원이 열연한다. 한편, 국립발레단은 서울 공연에 이어 다양한 지역공연은 물론, 해외공연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테이지 이영경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