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심 사용 확대, 걸림돌부터 없애야

지난해 통신사 해킹 사고를 연달아 겪으며, 국민은 유심의 불편함을 뼈저리게 겪은 바 있다. 내 유심정보가 해킹됐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최소 몇주 가량 교체를 기다려야 했다. 그러면서 e심(임베디드 유심)의 존재를 알았지만, 통신사 대리점도 그냥저냥이었다.

e심이 도입된 지 4년이 다 돼가지만 사용 회선은 전체 5%에 그칠 정도로 사용률이 부진하다고 한다. 지난해 유심 교체 대란을 겪고도 이렇게 e심 대체가 늦은 것은 분명, 어딘가에 병목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최우선적으론 사용자 선택의 문제인데, 인식이 변하지 않는 측면이 강하다. 스마트폰 도입 때부터 통신망에서 내 폰을 인증하고, 나를 식별하도록 한 수단이 유심이라는 인식이 굳어진 것이다. 분명히 더 편리하고 안전하기까지 한 수단이 있는데도 최종 선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여기엔 통신사의 설명 부족도 한몫했다. 2022년 e심 도입 당시부터 이후 갤럭시 모델 전부, 아이폰은 그전부터 사용할 수 있는 선택조건이 있었지만 통신사들은 적극적으로 권하지 않았다. 3배 가까이 비싼 유심을 매출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e심은 낮은 가격 외에도 유심에 비해 여러 장점을 가졌지만 가려져 있다. 1개 단말에 2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다. 단말 하드웨어는 해결해주지 않는 기능을 발휘해주는 셈이다. 또 정품 인증을 받은 소프트웨어(SW) 구매와 마찬가지로 자동 보안 업데이트 등 서비스를 지속해서 받을 수 있다.

모든 정보통신(IT)기기가 점점 더 폭넓은 SW 서비스 장치로 성능을 높여 나간다. 이런 흐름에서 애초 분실이나 물리적 실물 교체 같은 불편함도 없는 e심으로 무게중심이 옮아가는 것이 사용자를 위해서도 훨씬 바람직할 것이다.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와 통신업계도 e심 활용 확대 정책과 실행에 나섰다고 하니 이번이 좋은 기회라 본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구매비, 편의성, 보안, 부수 기능 등 모든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e심으로 갈아탈 환경이 마련된 셈이다.

e심 전환에 막연한 어려움을 겪는 계층이나 아직 e심 장점을 잘 모르는 이용자를 설득하는 힘을 가진 가장 직접적인 곳은 통신사다. 통신사가 적극 팔 걷고 나선다면 지금 5%가량인 보급률이 금방 두 자릿수에 오르고, 그 수치를 높여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국민이 e심 역할을 제대로만 알아도 사용률 과반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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