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내 모바일 산업의 급성장으로 미디어·소프트웨어(SW) 등 유관분야 고용은 증가했지만, 정작 기존 이동통신업계 종사자는 갈 곳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노동부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5월 무선인터넷 산업 규모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해당 분야 고용은 12년 만에 최저치인 16만6000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20만7000개의 일자리 창출로 고용 최고치를 기록한 2006년과 비교할 때 산업 규모는 28% 가량 성장했지만, 고용은 20%가량 감소한 것이다.
아웃소싱의 증가, 기술 발전과 비즈니스 구조 변화로 인한 생산성 향상, 산업 간 합병 등이 산업성장과 고용의 반비례에 영향을 미친 요소로 꼽힌다. 고객 서비스·영업 부문에서 인력 감소가 도드라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기업들이 핵심 역량을 에코시스템 구축, 기술 개발 등에 쏟으면서 고객서비스와 영업 부문을 아웃소싱 하는 것이 이동통신부문 종사자 감소의 핵심 요인이다.
고객 서비스 부문은 2007년 총 종사자 수 5만5930명에서 지난해 3만3580명으로 20%가량 급감했다.
스프린트는 고객 서비스를 위한 콜 센터의 수를 2007년 74개에서 2010년 44개로 줄였고, 이에 따라 해당 직원도 6만명에서 4만명으로 감소시켰다. 2009년 에릭슨과 망 관리 아웃소싱 계약을 맺을 때는 직원 6000명을 에릭슨으로 보내기도 했다.
무선 인터넷 제공업체 클리어와이어 역시 최근 3300명의 직원 중 1400명을 아웃소싱 업체인 에릭슨으로 보냈다.
댄 헤이스 통신전문 컨설턴트는 “과거에는 고객 수만큼 고객 서비스 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기술 진보로 인한 생산성 향상도 인력 감축의 한 요인이다. 미 노동부의 2009년 자료는 이동통신업계 종사자의 시간당 생산성은 어떤 산업분야도 높으며 2002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몇 년간 AT&T, 버라이즌 등 주요 이통사들의 본사 인력 수에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양사의 이동통신 매출은 2008년 1000억달러에서 지난해 1222억달러로 20% 이상 상승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인터넷으로 가입자 유치 및 주요 상담 등을 진행하면서 적은 수의 영업, 고객 서비스 인력으로도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로버트 애킨슨 정보기술혁신재단 대표는 “이동통신 인구가 증가했지만 더 적은 인력으로도 산업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그것의 핵심에 있는 것이 에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통사업자 간 합병도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합병 시 중복 사업 부문을 폐쇄하거나 인력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버라이즌은 2009년 알텔을 인수한 이후 중복 분야를 지속적으로 정리해왔고, 지난달에는 버지니아 주에 있는 콜센터를 폐쇄했다.
WSJ는 미 정부가 AT&T와 티모바일의 합병을 승인한다면 유사한 형태의 더 많은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