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T 사무총장 한국인 배출 실패

 한국이 아시아태평양전기통신협의체(APT) 사무총장을 배출하는데 실패했다.

 17일 제주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APT 제12차 총회’ 이튿날 행사에서 위규진 방송통신위원회 국립전파연구원 전파환경안전과장(박사)은 일본 토사유키 야마다 현 총장과 경합했지만 탈락했다. 2001년부터 6년간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던 故이종순 전 정보통신부 정보통신협력국장 이후 또 한 번 APT 총장 자리를 노렸던 한국으로서는 아쉬운 순간이었다.

 위 박사는 유효투표 수 36표 중 8표를 얻는데 그쳐 28표를 얻은 일본 현 총장의 벽을 넘는데 실패하고 낙선했다. APT를 단순 교육기관이 아닌 공통의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을 이끌어내는 장으로 만들고자 했던 한국의 목표도 유예됐다. 지금까지 APT는 분담금을 많이 내는 일본 주도하에 이뤄져 왔으며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왔다.

 APT 사무총장은 △APT 내 각 조직 회의 개최 조정 △APT 과제와 기술지원계획 관리 △총회와 관리위원회에서 위임하는 역할 수행을 하게 된다.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면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APT 사무총장국은 역내 35개국, 준회원국 4개국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협력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게 된다. 각국 소재 121개 기업이 민간 협력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원하는 것도 국가 간 대리전 성격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ORPA),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KT, 퀄컴코리아, 삼성전자, SK텔레콤이 후방 지원을 맡았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일본이 APT 분담금 60%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나서서 위 박사를 지원했지만 역량 부족이었다. 결국 총회는 우리나라에서 유치해 위상을 높였지만 빛이 바랬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APT 총회가 열리는 제주 그랜드호텔에 전날부터 둥지를 틀고 각국 대표단을 만났다. 방통위 산하 기관장도 총출동했다. 박준호 삼성전자 DMC연구소 전무도 16일 제주도를 찾아 후방에서 위 박사를 지원했지만 물거품이 됐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