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빛낸 SW]기고-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https://img.etnews.com/photonews/1111/209758_20111118140430_098_0001.jpg)
“소프트웨어(SW)가 세상을 먹어 치우고 있다(Why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이는 지난 8월 넷스케이프 창업자 마크 앤더슨의 월스트리트저널 기고 제목이다.
그는 컴퓨터 혁명이 일어난지 60년이 지난 지금 SW에서 영화, 농업, 국방 등 주요 산업구조를 바꾸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이 드디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며 그 사례로 미국 오프라인 서점 보더스의 몰락과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부상을 들었다. 또 향후 10년에 걸쳐 기존 업체와 SW를 무기로 한 신생업체 간 장대한 전쟁이 벌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혁신적 SW 기업 창업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올해 소프트웨어 주간(11월 21∼25일)을 맞이하는 기분은 매우 남다르다.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애플과 삼성 간 특허 분쟁 등 다른 해에 비해 글로벌 IT산업 재편이 가속화된 한 해였을 뿐만 아니라 이에 따른 SW에 대한 관심도가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나도 수 차례에 걸쳐 SW 업체를 방문하는 등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한 한 해였다. 그 결과 정부는 글로벌 경쟁력이 취약한 국내 SW산업 발전을 위해 지난달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공공 정보화시장 참여 제한을 골자로 하는 ‘공생발전형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전에도 정부는 SW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초 ‘SW 강국 도약전략’을 발표하고 올해 ‘수발주제도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 온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SI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등 왜곡된 시장질서, 인력양성과 창업이 취약한 SW 기초체력, 미흡한 SW 융합 등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기업은 체질을 과감하게 개선하고, 정부는 선순환적 SW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라는 판단 하에 범부처 차원 구축전략을 새롭게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 공공 SI시장 참여 전면 제한 △정부 고시로 운영하고 있던 ‘SW 사업 대가기준’ 등 폐지 △SW 기술을 거래하고 기업성장을 지원하는 ‘SW 뱅크’ 설립 △SW 마이스터고(高) 신설 △SW 특성에 맞는 정부 R&D 체계 도입 등을 있다.
대책 발표 후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대다수 중소기업 관계자는 이번 대책에 공감을 표시했다. 일부 SI 대기업 및 언론은 공공분야 SI 시장의 대기업 참여제한과 관련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번 구축 전략 세부 대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최대한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향후 문제점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다만 향후 기본방향으로 IT서비스는 공공 부문 대기업 참여 제한 등으로 대기업 중심 시장 질서를 전문·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패키지SW·임베디드SW는 인재양성, R&D체계 개선, 융합 확산 등을 적극 모색해 핵심경쟁력 제고에 주력할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대책들이 용두사미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정책 수립 당시 의지가 집행 단계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범부처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다. 기업도 정부가 마련한 ‘기회’와 ‘장’에서 실력으로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R&D 투자확대 등 과감한 체질개선으로 기업이 SW 산업발전을 주도해야 한다. 특히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전자정부 구축 등 경험이 있는 대기업은 글로벌 시장에 눈을 돌려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제 SW는 단지 IT의 부속물이 아니다. 전체 산업을 이끄는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거대한 사회적 변화를 일으키는 핵심이다. 그런 만큼 이제부터라도 세상을 보는 관점의 중심에는 SW가 있어야 한다.
SW 산업인의 날을 맞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내 SW 산업 발전을 위해 묵묵히 노력해 오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러한 분들이 더 많이 나와 우리도 가까운 미래에 구글이나 애플 같은 회사를 가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 szyoon@mke.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