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기업 상생주간]과학기술 전문가 좌담회

  [출연연-기업 상생주간]과학기술 전문가 좌담회

 전자신문은 대덕특구기관장협의회와 공동으로 ‘출연연-기업 상생주간’에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미래를 향해 어떤 모습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해 하는지를 논의하는 ‘사이언스 포럼’을 좌담회 형태로 열었다. 차세대 오피니언 리더로 주목받고 있는 정명애 전자통신연구원(ETRI) 융합기술미래기술연구부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참석자>

 △박현민: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미래성장조정과장

 △양승환:경북대 기계공학부 교수

 △유경만: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장

 △사회:정명애 ETRI 융합기술미래기술연구부장

 가나다순

 

 

 ◇사회:정명애ETRI 융합기술미래기술연구부장=과학기술의 미래를 조망하고, 정부출연연구기관 역할에 대해 논의해보자. 그동안 과학기술 주인이 국가나 국민, 산업이라고 얘기했지만, 실제 국민은 빠졌던 것 같다. 앞으로는 국민을 최우선하는 과학기술이 돼야 한다. 지금은 겉모습만 키웠고, 내실은 없었다. 내실부터 꾀하고, 실력을 갖춰 겉과 속의 위상이 같이 올라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과학기술을 어렵게 생각하는 건 우리 탓이라 본다. 과학이 국민에게 다가가야 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과학이 돼야 한다.

 ◇유경만 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장=일본도 과거엔 경제발전에 치중했지만 지금은 ‘국격있는 사회건설’로 목표가 바뀌었다. 경제가 에너지와 환경을 보존하면서 국격을 갖추려는 패러다임으로 변한 것 같다.

 미래는 테크니컬 푸시와 디맨드 풀을 잘 조절하고 연결해주는 게 필요하다. 미국의 예를 들면, 과학기술 예측조사 기관은 20년간 계획표와 설계도가 있다. 반면에 우리는 마치 즉석에서 그리는 드로잉 같은 계획만 있다. 선진국이 되려면 설계수준의 드로잉이 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IT가 성장동력이 됐는데, 미래는 IT 플랫폼이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모든 기술에 녹아 산업 기반이 될 것이다.

 ◇사회=맞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자연과학계열에 인문사회계열을 접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진정한 융합이 된다. 그러고 보니 자연스레 융합이 과학기술 트렌드로 정의될 것 같다.

 ◇유경만=IT가 플랫폼이 되면 제약과 의료기기가 중요해진다. 현재 증상보다는 원인을 찾아 들어가는 맞춤형 진단으로 바뀌고 있지만, 2030년이 되면 집안에서도 질병을 예방, 관리하는 시대로 되지 않을까.

 ◇박현민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미래성장조정과장=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과학기술 미래비전 및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 이 내용에 2040년까지의 개략적인 그림이 그려져 있다.

 바이오인지를 얘기해보면, 융합을 통해 나노로봇이 얘기되듯 그것이 난치병 해결의 툴이 될 수 있다. 그걸 하려면 결국은 융합 밖에 없다. 외부에서 데이터 전송기술과 에너지 기술, 센싱 기술 등이 다 나노사이즈로 돼야하지 않나. 2030년 되면 그게 일상에서 나타날 것이다.

 ◇사회=국가 R&D와 출연연 거번너스에 대해 얘기해 보자. 부처별로 과학기술 R&D가 이루어지다보니, 중복성 문제 등이 있을 수 있다. 그걸 보는 역할이 시스템엔지니어링이다. R&D 전반을 꿰는 사람들이 정부부처 곳곳에 들어가 일을 하는 방안들이 모색돼야 한다. 향후는 시스템엔지니어링이 주목받는 시대가 왔다고 본다.

 ◇유경만=과거엔 KIST만 종합연구소였다. 다른 출연연은 고유 미션이 있었다는 말이다. 지금은 분야별 특성이 없어지고 있다.

 기관 특성화가 명확해야 기업과 협력도 잘 될 것이다. 출연연이 통합되든 어쨌든 아이덴티티(정체성)는 있어야 한다. 프랑스 파스퇴르 연구소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우리와 3가지가 달랐다. 임상센터가 연구소 바로 옆에 있다는 것, 100년간 축적된 연구노트를 후대가 읽고 있던 점, 인력 유출에 대한 관점의 차이 등 3가지였다. 특히 인력 유출에 오히려 긍지를 갖고 있었다. 연구소가 각 분야로 인력 공급의 저수지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그게 오히려 실적이 되는 구조였다.

 ◇양승환 경북대 기계공학부 교수=출연연이 생긴 지 40~50년이 됐다. 대학도 그렇지만 변화가 있어야 한다. 현재 출연연은 연구회 산하에 26개가 있는데, 결국 융·복합으로 가고 있는 걸로 봐야한다. 출연연만의 거버넌스 해법이 아니라, 출연연과 대학, 기업이 함께 가는 거버넌스가 돼야 한다. 서로 왔다갔다 하면서 강의도 하고, 연구도 하는 등 인력을 자유롭게 교류하는 산·학·연이 이뤄져야 한다. 현실적으로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박현민=출연연과 기업, 학교 간 벽에 줄이 많이 그어져 있다. 그러다보니 중복성 있는 일이 많다. 태양광만 해도 생산기술연구원과 KIST, ETRI, 전자부품연구원, 기계연구원 등 5~6개 기관이 연구를 하고 있다. 사업이 발주되면 서로 나눠 먹기식이다. 이 벽을 허물어야 한다.

 ◇사회=출연연 거버넌스 대체안으로 거론된 것이 강소연구소인데, 그에 대한 반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안다. 어디는 ‘강’이라서 밀어주고, 어디는 ‘소’라고 해서 없애야 하는가. 그것도 문제 아닌가?

 ◇양승환=국과위에서는 예산문제와 관련이 있다. 전문가 입장서 보면 공통 부문을 서로 공유하고, 특성에 따라 따로 R&D를 수행하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예산배분 때문에 지금은 중복이 생겼다고 본다. 예산문제가 풀리면 연구진들이 그길로 갈거다.

 ◇박현민=적은 재원으로 효율성을 높여야 하는 차원에서 보면 해당 사람들이 옮겨가 일하는 방안이 가장 좋다. 그러나 과기계에서는 그게 문제가 될 것이다.

 ◇유경만=국과위의 강소형 연구소 분류는 특성화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다. 출연연 전체를 하나로 본다는 것 자체도 좋다. 출연연의 국과위 통합에 대해 사실 연구진들은 대부분 찬성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지원 부문서 일하는 인력은 상대적으로 반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사회=연구부서니 지원부서니 하는 부분을 따로 생각하지 말고, 한 세트로 판단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출연연 통합과정에서 어느 곳이라도 함께 가며 책임도 같이 져야지, 어디가 더 피해를 입는 식은 곤란하다. 그런 묘안을 찾도록 함께 고민하고 소통해야 한다. 서로가 공존할 상생방안을 찾아낸다면 통합을 겁낼 필요가 없다.

 일본은 원전 사고로 발생한 세슘을 제거할 방안이 추진되는데,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세슘을 다룰 연구소가 없다고 한다. 관련 인력을 찾아도 없다. 왜 없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돈이 안 되니 안한 거다. 공공적인 목적 연구는 출연연이 해야 한다. 최소한 공공연구는 ‘돈’따러 다녀야하는 어려움을 없애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도 일본처럼 ‘세슘 전문가’가 나올 수 있는 R&D 구조가 된다.

 ◇박현민=일자리도 따져보자. 미국서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인 것을 분석해보니, 기존 산업보다 신산업에서 굉장히 많이 창출됐다는 보고가 있다. 그렇게 보면 그런 쪽으로 R&D 예산도 지원돼야 한다고 본다.

 ◇양승환=1980년대에는 2년제 대학생이 전국대학생의 20%였다. 대학생 수도 1990년에는 대학 지원자의 30%만 들어갔고, 2000년 초반에는 60%, 지금은 85%가 대학생이다. 모든 게 산업구조와 언밸런스다. 먹고 살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게 당연하다. 이는 과학기술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 문제는 구조의 불균형에서 나왔다.

 ◇사회=조화와 균형이 화두가 될 것이다. 내실을 기하고, 예산 배분은 균형감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미래는 균형과 조화 있는 사회가 화두가 될 것으로 본다.

 과기계에서 보상이 뒤따랐으면 한다. 비록 황우석 박사가 논란은 됐지만, 황우석 박사같은 스타과학자를 사회가 키우고 만들어 내야 한다. 국민에게 희망주고 다가가는 과학기술이 되기 위해서는 스타 과학자도 필요하다. 토론에 참석해줘 감사하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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