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포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사선 안전

채종서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채종서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지난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우리나라 생활 주변까지 방사선이 날아와 이유도 모른 채 많은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노원구 월계동 도로 포장재와 인천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나온 방사선도 아마도 후쿠시마 사고라는 희대의 방사선 사고가 없었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 갔을 기준치였다. 그런데 방사선에 얽힌 언론 기사를 읽다보면 마치 스캔들 사건처럼 일파만파로 진실과는 다르게 진행된다.

 사실이 통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과학적 결과치를 근거로 발표하는 “안전하다” 혹은 “이상 없다”라는 진짜 사실이 사실이 아닌, 국민에게는 무언가 의문스럽고 안일하게 비쳐지는 상황이다.

 방사선은 모든 방향으로 내쏘이는 방사(放射)에서 나온 말이다. 영어 전파(Radio)라는 어원에서 보듯이 물체를 투과하는 성질이 있다. 태양이 전 방향으로 빛을 방사하지만 빛과 함께 많은 방사선 이온들이 지구를 향해 날아온다. 방사선은 인류가 창조된 이래로 오늘까지 우리는 빛과 함께 방사선과도 살아온 것이다. 과학자 뢴트겐이 만들어낸 X선은 의료진단을 필두로 기초과학·물질·소재 등 물리 화학 생물에서부터 첨단 기술 분야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특히 암세포 살상력을 가진 방사선은 암 치료에 사용해 수많은 환자를 암에서 탈출시키는 공헌을 했다. 지금도 병원에 가면 핵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 등 방사선이나 핵이라는 이름을 걸고 환자 진료를 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방사선은 생명을 구하기도 할 뿐 아니라 교육·산업·연구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용된다. 공항 폭발물을 비롯한 위험물이나 마약을 찾는 일, 제철소에서 쇠 재질이 제대로 됐는지 찾아내는 일, 목재 내부에 옹이가 있는지, 노트북PC 배터리에 리튬 등이 잘 섞여 폭발하지 않도록 검사하는 일에도 쓰인다. 방사선은 첨단기술과 접목을 통해 더욱 큰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융합기술로 첨단산업 발전을 주도하는 등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다.

 방사선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일이 요즘 잦다. 옹호하는 부류와 반대하는 부류, 모든 사물에는 양면성이 있다. 성냥이나 라이터 예를 들어 보자. 우리가 필요한 불을 켤 때 두 도구는 너무 좋은 물건이다. 그런데 양이 많아지고 큰 불을 내고, 폭발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것 또한 성냥이나 라이터다. 둘 다 사고 시에는 돌이킬 수 없다. 방사선도 마차가지다. 나쁘게 보면 정말 인류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단이지만 좋게 보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 보고서 96권고는 특정 시나리오의 여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방사선피폭에 관련된 보건상 위험의 과학적 평가에 주로 기반을 뒀다. 일부 일반인과 때로는 정치인들도 이러한 상황에 의한 방사선 위험에 대해 관점을 달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전형적으로 높은 자연방사선 피폭 지역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인한 위험은 통상 사회적으로 무시되는 반면, 환경에 남아있는 인위적 방사성잔류물로 인한 피폭은 상대적으로 낮아도 우려를 낳고 때로는 불필요한 방호 조치를 촉구한다.

 언론과 환경단체는 과학적 정보에 대한 충분한 숙지를 통해 과학자들의 과학적 말을 신뢰해야 한다. 지난 7월 국민 삶의 질 향상과 공공 안전체계 구축을 위해 ‘생활 주변 방사선 안전 관리법’을 제정했다. 국가 차원의 기준값과 법률적 관리체계가 있는 상황에서 기준 값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불필요한 과잉 반응은 사회적 혼란만 유발할 뿐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또 정부는 국민을 대상으로 방사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지속적이고 적극적 홍보활동을 해야 한다. 막연한 두려움으로부터 탈출하고 쏟아져 나오는 무수한 정보 속에서 진실이 진심과 융해되면 국민 생활 속에 제대로 된 방사선 안전문화가 정착할 것으로 기대한다.

 채종서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jschai@skku.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