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의 전쟁…삼성 지킬 '제갈공명'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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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련한 특허 병력 더 뽑아라" 대규모 채용

삼성전자가 지난해 여름에 이어 다시 대규모 변리사 채용에 나섰다.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애플과의 특허전쟁에 인력투입을 늘리고 새로운 기술 특허 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다.

25일 변리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대기업이나 특허사무소에서 3~4년 이상 전자·전기·정보통신 분야 특허업무 경력을 가진 변리사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전체 채용 규모는 수십 명에서 많으면 1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전문 변호사인 안승호 부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 IP센터 소속 변리사 200여명의 절반에 가까운 수다.

◇`즉시 투입 가능인력` 충원=삼성전자 대규모 경력직 변리사 채용 움직임은 애플과의 특허 소송전에 `즉시 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충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황은 삼성전자에 결코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특히 지난 14일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이 애플이 제기한 `특허소송`에 부분 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수세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세를 뒤집기 위해 애플 새 제품인 `뉴 아이패드` 롱텀에벌루션(LTE) 관련 특허 침해 여부까지 검토하면서 내부 변리사 수요가 폭증했다는 분석이다. IP센터 내부 사정에 밝은 한 변리사는 “불과 수개월 사이 IP센터 조직만 세 번이나 바뀌었다”며 “삼성전자가 특허전 `진용`을 짜는 것에 얼마나 고심하고 있는 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특허전과 별도로 새 기술 분야 특허 선점을 위한 채용도 진행 중이다.

주로 종합기술원·DMC 연구소에서 2~3년 이상 경력직 변리사를 뽑는다. 기계·재료 등 더 넓은 분야를 아우른다. 삼성전자가 특허를 출원·등록하는 과정을 모두 외부 법률사무소에 외주를 주지만 `인하우스(in-house)` 변리사는 기획부터 최종 단계까지 사실상 책임진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동작인식, 휘어지는 단말기 기술 등 특허 출원 전까지 절대로 외부로 새나가선 안될 기술을 특허로 포장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초 채용 공고 계획과 실제로 뽑는 규모는 다를 수도 있다”며 “채용 인력들은 애플 특허 전쟁 대응 뿐만 아니라 타 분야에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담 없는 변리사 몸값=낮아진 변리사 임금 수준도 삼성전자가 대규모 채용을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대한변리사회에 따르면 2월 현재 국내 전체 변리사 수는 6798명에 이른다. 이중 특허청에 등록돼 출원 업무를 맡는 변리사는 2900여명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인력은 기업이나 대학·연구소 내부 특허 업무를 담당하거나 변호사 아래서 기술 자문역을 맡고 있다.

대학교 소속 한 변리사는 “변리사 수입 평균이 `수억대`라는 건 순전히 수치 오류”라며 “안정적 수입을 바라는 변리사에게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은 최고의 직장”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