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CEO]김찬우 스콥정보통신 사장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스콥정보통신 매출 추이

김찬우 스콥정보통신 사장은 회사 설립 당시인 1999년 해외진출을 염두에 뒀다.

좁은 내수시장만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생각이 김 사장 머리에 가득했다. 처음 출시한 제품을 들고 국내는 물론이고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2년간 고배를 마셨다. 아직 미성숙한 제품 성능과 지원 능력이 문제였다. 국내·해외 양쪽 모두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김 사장은 당초 계획을 접고 일단 국내 시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글로벌 IT CEO]김찬우 스콥정보통신 사장

[글로벌 IT CEO]김찬우 스콥정보통신 사장

2년이 지난 2001년 다시 수출을 개시했다. 창업 이래 지금까지 스콥정보통신 주력 제품이 된 `아이피스캔(IPScan)`을 들고 실패했던 동남아 시장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현재 스콥정보통신은 일본, 중국, 대만, 홍콩, 필리핀, 말레이시아는 물론이고 미국, 캐나다, 멕시코, 핀란드, 독일, 영국 등 세계 20개국 700여 고객을 유치했다. 국내 1700곳을 포함해 전 세계 2700 고객을 확보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 됐다.

김찬우 스콥정보통신 사장의 장점 중 하나는 끈기다. 한번 실패했던 시장에 다시 도전하고 성공을 이뤄내는 끈기는 김 사장의 가장 큰 무기다. 이 같은 끈기는 고객 신뢰를 얻는 데도 한 몫했다.

2000년대 초반 당시 IT 업계 해외진출은 일단 진출국에 지사부터 세우고 보는 방식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김 사장은 지사 설립을 지양하고 현지에 뛰어난 파트너를 찾아 대리점 영업을 제안했다.

김 사장은 “베이네트웍스, 노텔네트워크 등 해외지사에서 일하면서 대리점 영업의 장점을 배웠다”며 “당시 첫 진출한 낯선 나라에 지사부터 세우는 일만큼 위험한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본사에서 총괄할 수 있는 지사 대신 유능한 대리점을 유치했고 이 같은 전략은 해외 진출 성공으로 이어졌다. 철저한 교육 지원으로 대리점이 제품을 숙지하도록 했다.

스콥정보통신에서 최초 개발한 제품은 설치 및 유지보수가 다소 어려웠다. 이를 보완하고자 제품을 패키지화했고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 형태로 손쉽게 쓸 수 있게 만들었다. 기술에 생소한 해외 대리점도 쉽고 편리하게 설치, 유지보수를 할 수 있다.

김 사장은 “아이피스캔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외산 어느 제품도 갖지 못한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경쟁사는 IP를 할당하고 유동IP를 제어하는 기술밖에 없지만 우리 제품은 IP주소 관리 기능과 유동, 고정 IP를 함께 관리할 수 있는 편리성이 국내외 고객 마음을 움직였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 유수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뚝심과 끈기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경쟁사와 차별화된, 고객 관점에서 편리한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IP 관리 시장은 고정IP 환경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면에 해외 시장은 유동IP, 즉 DHCP(Dynamic Host Configuration Protocol) IP를 주로 사용한다. 아이피스캔은 두 가지 방식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기술로 2001년 출시 당시 세계적으로 유일했다.

첫 해외 진출 실패는 아직 안정화되지 못한 제품이 가장 큰 이유였다. 남들이 가지지 못한 기술이 없다면 국내에서 좀 더 터를 닦은 후 나가는 것이 좋다고 그는 충고했다.

김 사장은 “기술의 깊이가 신뢰의 깊이”라며 “기술 본위 기업이 돼야 한다”를 모토로 삼고 있다. 네트워크 관리 기술 선두주자로 연구개발에 집중해 국내 IT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전체 직원 65명 중 65%인 39명이 연구·기술 인력인 초 기술 집약형 기업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 개발력을 증명하듯 스콥정보통신은 `아이피 충돌 검출 및 차단 시스템과 그 방법`을 위시한 8종의 국내외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스콥정보통신에도 위기는 있었다. 지난 2008년 미국발 국제금융 대혼란으로 국내외 대다수 기업이 급작스러운 신용 경색과 극심한 금융 불안을 겪었다. 스콥정보통신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9년 마이너스 7% 성장이라는 경영위기를 맞았다. 이때 김 사장은 `선택과 집중` 마케팅으로 글로벌 경영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성장 발판으로 삼겠다고 결심했다.

이 같은 노력이 성과를 거둬 2010년 매출 증가율 39.15%, 매출액 대비 수출액 증가율 43.6%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경영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김 사장은 “무한경쟁 시대에서 기업에게 위기란 언제나 찾아오기 마련”이라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위기극복 역량 제고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글로벌 우량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스콥정보통신은 그간 IP 전문회사로 자리매김해 왔다. 회사의 향후 10년 성장 역시 IP자원 관리 솔루션 및 네트워크 접속제어 솔루션 전문기업에 중심을 두고 있다.

IP 관리 제품 하나만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가능하다. 최근 국내외 인터넷환경이 IPv4에서 IPv6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IPv6로의 체제 전환에 따라 IP 관리 시장은 본격적인 성장기를 구가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시작에 불과했다”고 장담했다. IPv6가 인프라로 깔리면 기존 IPv4 환경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관리해야 할 IP 수가 늘어나게 된다. 또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등 이동형기기의 증가, 홈네트워크 발전, 유비쿼터스 센싱네트워크 발전 등으로 IP 관리는 기업, 가정, 개인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예전에는 IP 관리와 네트워크 관리, 보안 관리 등을 별도 영역으로 생각했지만 NAC나 자원관리 솔루션에 IP 관리 기능을 추가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각종 관리 솔루션과 IP 관리 기능을 결합한 다양한 신제품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콥정보통신은 향후 5년간 해외시장 개척 및 해외매출 규모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지난 2010년 매출 41억원, 2011년은 전년보다 30% 성장한 58억원가량이며 향후 5년 이내 2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한다. 현재 내수 70 대 수출 30 비중이지만 향후 5년 안에 60 대 40 구조로 전환할 예정이다.

올해 스콥정보통신이 주력할 해외 시장은 유럽과 아시아다. 여기에 덧붙여 중동시장도 최근 신규 고객을 확보했다. 카타르에 대리점을 개설했고 두바이 대리점을 물색 중이다.

김 사장은 “한류로 한국 이미지가 좋아진 지금이 적기”라며 “예전에는 한국 기업이라면 기술력이 떨어진다, 지원능력이 약하다, 영어가 안 된다 등 여러 이유로 폄하하기도 했지만 K-팝, 드라마 등이 형성한 한류가 IT기업 이미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바이에서는 대장금, 주몽 등이 인기를 끌며 한국기업 이미지가 상당히 좋은 편이다.

한류로 형성된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가 중소기업에 큰 보탬이 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국내 기업 이미지가 좋은 지금를 놓치지 않고 해외 진출을 가속화해 고객에게 최고 가치를 줄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사장은 `기업가치는 고객으로부터`라는 신념을 창업 초기부터 되새겨왔다. 제품 기획, 개발, 생산, 출고에 이르기까지 고객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해 고객 만족을 실현하는 스콥정보통신을 만들 계획이다.


◇김찬우 사장의 성공 키워드

▲남들이 없는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라

-1등과 2등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틈새시장 공략으로 마켓리더에 서라

-주류 시장이 아닌 IP 관리라는 틈새시장을 개발, 공략해 관련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한 우물을 파라. 제품을 단순화하라

-글로벌 판매망 구축 시 AS 기술지원 그리고 유지보수가 쉬워야한다.

◇김찬우 사장 약력

1991~1994년 한국컴퓨터 네트워크 컨설팅 과장

1994~1995년 동양SHL(현 동양시스템즈) 네트워크 컨설팅 과장

1995~1999년 한국 노텔네트워크 컨설팅 부장

1999~2012년 현재 스콥정보통신 대표이사

◇스콥정보통신은

스콥정보통신은 IP 관리 솔루션 전문회사다. 핵심 사업은 IP 관리 솔루션(아이피스캔), NAC 솔루션(트루낙), 하드웨어 물리적 폐기솔루션 등이다. 1999년 설립 이래 지속적 성장을 거듭해 올해 매출 1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대표 제품인 `아이피스캔`은 전산관리자가 네트워크를 관리하는데 있어 보다 신속하고 용이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 IP·MAC 자원 관리 및 접근제어 솔루션이다. 2001년 출시된 이래 지난해에만 58억원 매출을 안겼다. 스콥정보통신은 아이피스캔을 앞세워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해외시장 진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2001년부터 현재 유럽, 아시아, 중동, 미주,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20개국 700여 고객을 유치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06년 `1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스콥정보통신에는 현재 65명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 중 연구 인력이 39명이다. 향후 5년 이내 200억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한다.


장윤정기자 lin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