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 MS 공격에 나서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206/297958_20120624092255_950_0001.jpg)
MS의 오래된 PC 파트너인 에이서가 작정한 듯 MS 공격에 나섰다. 최근 MS가 태블릿PC인 `서피스`를 공개하면서 하드웨어 사업에 진출키로 하자 MS로부터 윈도 운영체제(OS) 라이선스를 획득해 PC사업을 전개해온 에이서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대만의 PC업체인 에이서는 세계 4위의 PC업체다. 통상 PC메이커들은 PC 제조원가의 10% 정도를 윈도 OS 라이선스 비용으로 MS에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C OEM업체들과 MS는 지난 37년간 새로운 OS를 발표하거나 PC를 발표할 때마다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PC업체들은 MS가 태블릿 사업을 시작하면 PC업체들과 직접 경쟁해야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우려가 PC업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MS측은 태블릿을 언론에 공개하기 불과 며칠 전에 태블릿 발표 사실을 PC업체들에 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대놓고 얘기하지 않고 있지만 PC업체들은 MS가 태블릿 발표 사실을 함구한 것에 대해 내심 큰 불만을 갖고 있다.
대부분 PC업체들이 이런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 반해 에이서는 언론 인터뷰들을 통해 외부에 적극 표출하고 있다.
에이서 수석 부사장이자 유럽, 아프리카, 중동 지역 대표인 올리버 아렌스는 최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MS가 애플의 전략을 모방해 하드웨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런 모방 전략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MS가 `서피스`라는 하드웨어와 새로운 OS인 윈도8을 새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두가지 제품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런칭하기는 힘들거란 의미다.
아렌스 부사장은 MS가 그동안 PC사업을 추진하면서 OEM업체들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으나 이번에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동안 PC생태계에서 MS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나 MS 역시 거대한 PC생태계의 구성요소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MS 성공의 비결은 PC OEM업체들과 함께 구축한 PC생태계에 있었음을 지적한 것이다.
아렌스 부사장은 그러면서 “MS가 서피스 사업에 주력하려면 유통망을 구축하고 하드웨어 브랜드 이미지를 새로 축적해야하는데 하드웨어 사업 주력하면 윈도8이라는 새로운 상품에는 소홀할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아렌스는 “에이서가 현재 윈도8을 채택한 노트북과 PC 4~5개 모델을 준비 중”이라면서 윈도8에 올인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MS는 윈도8의 정확한 런칭 시점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아렌스 부사장은 MS가 윈도8을 성공적으로 런칭하기 위해선 PC업체들과 협력해 윈도8의 새로운 UX(사용자 경험)을 소비자들에게 적극 홍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새로운 OS가 공개될 시점에는 단순히 PC의 사양을 집중 홍보하는 것으로는 의미가 별로 없다는 것. 윈도8의 UX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가 PC업체들과 윈도8의 개발업체인 MS의 성공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
이번 아렌스 부사장을 발언에 앞서 에이서 창업자인 스탠 시(Stan Shih)는 “서피스 태블릿은 단순히 윈도8을 더 많이 팔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며 서피스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에이서의 불만이 다른 PC업체들에게 까지 확산되어야 할지는 두고봐야할 것 같다.
안드류 밀로이 ICT리서치 부사장은 “MS의 하드웨어 사업 추진이 PC업체들에게 MS를 협력자이자 경쟁자로 인식하게 하고 있다”며 PC업체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마치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모토로라에 독점적으로 공급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킨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