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매각 협상 결렬 "다시 원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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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마트 매각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하이마트 인수합병(M&A) 주체인 기존주주와 우선협상대상자 MBK파트너스의 협상기간이 지난 2일 종료된 가운데 양측은 최종 매각 계약서에 사인하지 못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이마트가 전자랜드 인수를 포기한 데 이어 MBK파트너스의 하이마트 인수도 불투명해지면서 대형 가전양판점을 발원지로 한 가전유통시장 M&A는 당분간 물밑으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이날 하이마트 측은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계약 시점 연장을 요청했지만 기존 주주들의 거부로 우선협상기간이 전일로 최종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는 MBK파트너스가 사실상 인수를 포기했다고 관측했다. MBK파트너스는 하이마트 인수 가격 인하를 요구했고, 기존 주주들은 이를 거부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하이마트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것과 부진한 경기상황도 MBK의 인수 포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하이마트는 기존 주주들 간 내홍이 있었지만 가전유통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알짜 매물로 꼽혀왔다. 인수전 초기에 수많은 대기업이 관심을 보였지만 지난주 롯데와의 협상이 결렬됐으며 이날 우선협상대상자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까지 손을 떼기에 이르렀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당분간 사태를 관망하며 적절한 매각시점을 다시 찾을 것인지, 곧바로 새 인수희망자 물색에 나설 것인지 기존 주주들 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MBK파트너스와 함께 본입찰에 참여했던 롯데쇼핑을 주목하고 있다. 하이마트 인수에 다시 참여할 가능성을 따져본다. 하지만,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전 계열사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만큼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일단 우세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정리한 방침은 없다”며 “향후 상황에 따라 공식적인 계획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전자랜드 인수를 포기한 신세계그룹 이마트 역시 하이마트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유통업계 고위 관계자는 “인수 후 적정 시점에 다시 매각에 나서야 하는 펀드보다는 실질적으로 기업을 잘 운영할 업체를 주인으로 맞는 게 하이마트에 더 유리하다”며 “기존 주주들의 적극적인 M&A 의지와 전반적 경기상황 등에 따라 향후 매각 작업의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마트 매각 협상 결렬 "다시 원점으로"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