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1000억기업, `저력`이 느껴진다

#소재(절연코일) 개발 벤처기업 삼동은 1988년부터 매년 직원을 해외에 보낸다. 선진기술과 경영기법을 배우기 위해서다. 회사가 어려워도 멈추지 않았다. 어느새 5년차 이상 직원 모두가 혜택을 누렸다. 전주흠 부사장은 “인간존중 경영 일환으로 마련했다. 우리 경쟁력은 여기에서 나온다”며 “임직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스스로 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실리콘은 태양광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한다. 윤순광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장점이다. 기술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윤 회장은 임직원과 머리를 맞대고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양광용 상무는 “엔지니어 출신인 대표가 기술에 높은 이해를 가져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다”며 “미래 기술 방향을 미리 제시하니 직원이 믿고 따른다”고 말했다.

두 회사가 지난해 각각 매출 1조원(삼동)과 1000억원(한국실리콘)을 돌파했다. 벤처의 힘과 아울러 벤처에는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9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 모인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군인 `벤처 1000억클럽`의 공통된 특징이다.

`해냈다`는 자신감, `우리는 다르다`는 확신이 보였다.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은 “경기가 안 좋아도 오히려 더 힘을 내 성장하는 곳이 벤처”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벤처기업 수는 381개에 달한다. 중소기업청이 이날 발표한 `벤처 1000억기업 조사결과`로 전년(315개) 대비 21.0% 증가했다.

신규 1000억클럽 진입기업은 87개사다. 지난해(85개사)를 넘은 사상 최대 규모다. 이들 기업의 총매출액은 77조8000억원(이하 지난해 기준), 기업당 평균 매출액은 2042억원이다. 창업 후 1000억원을 돌파하기까지 평균 16.1년이 걸렸다. 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2.4%로 중소기업(9.2%)보다는 높았다. 대기업(14.3%)에는 못 미쳤다.

3년 연속 매출 성장률이 20% 이상인 가젤형(고성장) 기업은 2010년 42개사에서 2011년 49개사로 16.7% 증가했다. 가젤형 기업 특징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에서 찾을 수 있다. R&D 비율이 3.4%로 일반벤처(2.4%), 대기업(1.5%), 중소기업(0.8%)과 큰 차이를 보인다.

매출 1조클럽 기업은 지난해 3개사에서 올해 2개사로 줄었다. NHN이 2008년 1조 매출 달성 이후 5년 연속 1조원대를 유지했다. 삼동이 신규로 1조클럽에 진입했다. 전년도 1조 매출 기업인 디에스와 태산엘시디는 각각 8600억원과 3700억원으로 매출이 줄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송종호 중소기업청장이 대독한 벤처 1000억기업 축사에서 “여러분이 꿈을 실현해 많은 후배 벤처기업에 모범이 되고 젊은이에게 열정과 도전정신을 되살려준다”며 “정부는 역동적인 벤처생태계 조성을 적극 지원해 벤처 1000억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돋보이는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대전=신선미·김준배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