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업계에 재택근무 열풍 분다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오토매틱(Automattic) 본사.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한결같은 질문을 던진다. “다들 어디 있는 거죠?” 3200백만개의 블로그를 관리하는 회사에 상주하는 인력이라고는 8명뿐이라는 게 도통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다.

토니 슈나이더 오토매틱 CEO는 “매일 아침 회사로 모이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한다”며 “오토매틱은 흔치 않은 비즈니스 철학을 갖고 있는 회사다”라고 말했다. 123명의 오토매틱 직원들은 불가리아, 베트남 등에서도 일한다. 슈나이더 CEO는 “어디서 일하는 건 중요치 않다”며 “무엇을 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오토매틱처럼 재택근무를 상시화 하는 IT기업이 늘고 있다. 짓허브(GitHub), 37시그널스(37signals), MCF 테크놀로지 솔루션스 등도 최근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위험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IT기술을 활용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혼란을 막고 있다.

재택근무의 가장 큰 장점은 글로벌 인재를 채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원자 역시 미국에 꼭 있지 않아도 지원할 수 있다.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다. 실리콘밸리 평균 연봉을 주지 않고 근로자가 일하는 지역의 평균 연봉을 주면 된다. 비중은 낮지만 자질구레한 사무실 용품이나 기타세 등도 줄일 수 있다.

근무태도는 어떻게 평가할까. 오토매틱의 경우 P2라는 소프트웨어로 알려진 알리미를 적극 활용한다. 여기에서 공지사항과 사내메신저, 질의응답 게시판 등을 이용하는 것. ICQ 인스턴트 메신저도 함께 사용한다. 이메일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추세다. 회의는 구글플러스 행아웃이나 스카이프를 통해 영상채팅으로 진행한다. 회의 노트는 다시 P2에 공개되고 회의를 주체하거나 참여한 횟수 등도 근태에 포함된다.

개선해야 될 점도 많다. 크리스 실비아 알티미터 그룹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인재를 채용하는 것까지는 괜찮은데 이들이 갑작스럽게 일을 그만두거나 승진을 시켜야 하는 긴밀한 면담 등은 전화나 이메일로 하기 버겁다”며 “기술력으로도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회적인 인식도 문제다. 포레스터리서치가 지난해 매니저 1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41% 가량이 재택근무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레실 피어링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회사 직무 교육 없이 급작스럽게 일을 시작하게 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회사에 대한 충성심과 직원 간 결속력 없이 겉돌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