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공, 충북대 `담소(談笑)` 현장

“요즘 대학생들은 너무 자신들끼리만 커뮤니케이션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자신들끼리만 소통하다보니 스펙(경력쌓기)이 전부인냥 오해합니다. 오히려 기업들은 직원 채용 시 스펙보다는 도전정신과 열정에 후한 점수를 주는데 말이죠.”

충북대 한 여학생이 멘토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충북대 한 여학생이 멘토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 김경수) 주최로 지난 주 충북대에서 열린 `대학생 잡 프로젝트 담소(談笑, 담없는 소통)` 행사에서 여성벤처기업인 옴니시스템 박혜린 대표는 취업 문제로 고민 중인 대학생에게 스펙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수입타이어사업으로 사회에 발을 내디뎠다. 이제는 옴니시스템, 한생화장품, 바이오스마트 등 여러 기업을 거느린 대표적 여성 벤처기업인이 됐다. 이날 박 대표는 학생들에게 “뱀의 머리가 될 것인지 아니면 용의 꼬리가 될 것인 지를 판단하라”며 젊은이들의 무조건적인 대기업 선호 현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게 외려 시야를 제한할 수 있다는 뼈아픈 충고다.

이날 행사에는 인생도전기 `삽질 정신`의 저자 박신영 작가(폴앤마크 소장)도 멘토로 참가했다. 제일기획 출신인 그는 대학생 때부터 광고, 마케팅 등 각종 공모전에 출품해 무려 23번 입상 경력을 갖고 있다. 그의 꿈은 `기획서 대마왕`이었다.

담소 현장에서 그는 간단한 실험을 했다. 학생들에게 짝을 지어주고 40초 안에 상대방의 초상화를 종이에 그려달라고 주문한 것. 40초만에 상대방이 그려준 자신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한 학생들은 우수꽝스럽고 터무니없는 자신의 초상화에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박 작가는 “다른 사람이 그려준 이처럼 터무니 없는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이 꿈꾸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삽질도 넓고 깊게, 그리고 전략적으로 해야한다는 것. 자신만의 DB를 만들어보라는 주문도 했다. 그러면서 낙서를 좋아하던 한 친구가 군대 시절 담뱃갑에 무심코 그린 그림들이 한데 모여 작품집이 됐다는 사례도 언급했다.

산악인 박정헌 대장(한국등산문화연구소 소장) 강연도 큰 울림을 주었다. 박 대장은 고등학교때 처음으로 히말라야 고봉을 등정하고 한국인 최초로 8611m K2를 무산소 등정하는 데 성공한 인물. 지난 2005년 촐라체 등반에 성공한 후 하산하다 크레바스에 추락, 천신만고 끝에 생환했으나 극심한 동상으로 8개의 손가락과 발가락 일부를 절단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때부터 장애자의 삶이 시작됐다.

사고 후 그는 꿈을 잃었다. 오랜 방황 끝에 다시 그를 일으켜 세운건 `히말라야`였다. 히말라야의 위대함과 청정한 자연을 일반인들에게 알리고 공유하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지난 여름 그는 파키스탄, 인도, 네팔, 시킴을 잇는 히말라야 지역을 무동력 횡단 비행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영상으로 기록한게 얼마전 KBS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이카루스의 꿈`이다. 조만간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박 대장은 학생들에게 “왜 그렇게 취직에 목숨을 거냐”는 화두를 던졌다. “베이스 캠프형 인간이 되려면 취직하라”고도 했다. 베이스캠프는 모든 장비와 식품이 잘 갖춰진, 일종의 편의점이다. 그는 “히말라야 14좌를 등정하면서 정상에 오르면 먼산 너머에 또 다른 정상이 보였다”며 “정상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멘토들은 이날 `담소`를 통해 충북대 학생들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줬다,

청주=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