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울산 남구 고사동에 위치한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 제 8부두.
인도네시아로 수출될 경유 선적작업이 한창이다. 66만배럴을 수송할 거대한 선박이 부두에 정박한 채 송유관과 연결된 두 개의 로딩암(Loading Arm)을 통해 경유를 주입받고 있다.

시간당 1만5000배럴의 석유제품을 주유할 수 있는 로딩암 2개를 장착해 작업 중이지만 66만 배럴 선적에만 꼬박 하루가 걸린다. 이 배에 선적하고 있는 경유는 약 924억원 어치다.
바로 옆 7부두에서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30만배럴 규모 원유선에서 약 330억원(배럴당 100달러) 어치 원유 하역 작업이 진행 중이다. 원유는 정제를 거쳐 휘발유, 경유 등으로 수출된다.
1배럴의 원유를 약 11만원에 수입해 정제를 거쳐 14만원짜리 경유로 부가가치를 창출해 수출하는 곳. 330억원의 원유가 420억원의 석유제품으로 변신해 수출 길에 오르는 마술이 펼쳐지는 곳이 바로 SK울산콤플렉스다.
울산콤플렉스 8개 부두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물량은 하루 평균 30만배럴을 상회한다. 국내 석유 소비량이 대략 200만배럴이니, 국내 전체 소비량의 1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인도네시아 등 산유국에서 들어온 원유는 정제과정을 거쳐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등 산유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으로 수출된다.
석유제품에 더해 화학제품까지 포함하면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의 8개 부두에는 연간 평균 1200척, 한 달 평균 100척의 배가 들어오고 나간다.
최영식 석유출하 2팀 총반장은 “2000년 초반만 해도 출하부두에 일이 없어 부두를 불필요하게 크게 만든 게 아닌지 걱정했는데, 2003년부터 수출이 늘어나 지금은 부두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업 규모만큼 SK이노베이션 석유제품 수출량도 크게 증가했다.
2008년 1억4700만배럴에서 지난해 1억7200만배럴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까지 수출 물량도 8800만배럴을 기록했다. 연말이면 최근 5년 누적 수출 물량이 8억배럴을 넘어설 전망이다. 우리나라 1년 사용량이 넘는 규모다.
울산콤플렉스는 50년 전 울산의 작은 어촌 마을에 3만5000배럴 규모의 국내 최초 정유시설이 들어오면서 시작됐다. 50년이 지난 지금 서울 여의도 크기(87만평)의 2.5배, 총 250만평에 육박한다. 단일 공장 규모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에너지 수입국`에서 `에너지 수출 대국`으로 탈바꿈하는 선봉장 역할을 하는 현장이다.
김정식 SK에너지 석유생산본부장은 “SK이노베이션은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강국으로 가는 길을 앞장서는 기업이 되기 위한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울산(경남)=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