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전문업체 썸텍은 국내 처음으로 3D복강경 시스템을 국산화해 지난 9월 식품의약품안전청(K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3D복강경 시스템 개발 및 상용화는 세계 세 번째다. 지난 2006년 지경부 과제를 지원받아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지 무려 7년만에 이룬 결실이다. 연구개발에만 대략 60억원의 자본이 들어갔다.
![[CEO in G밸리] 양희봉 썸텍 대표](https://img.etnews.com/photonews/1210/346123_20121029171310_901_0001.jpg)
복강경수술은 복부를 절개하지 않고 특수 카메라가 부착된 복강경과 비디오 모니터를 통해 위암·대장암·자궁암 등 질병을 치료하는 수술 방법이다. 이번에 썸텍이 상용화한 3D복강경 시스템은 몸안에 삽입하는 스코프(Scope)에 2개의 렌즈를 장착, 환부를 풀HD급 3D모니터를 보면서 수술할 수 있는 의료장비다. 의사가 3D안경을 쓰고 수술부위를 풀HD입체 화면으로 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시간이 빨라지고 의료사고 가능성도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양희봉 대표는 지난 1989년 의료기기 사업에 뛰어든 후 오로지 의료기기 사업에만 전념해 왔다. 그는 3D복강경시스템이 국내외 의료기기 시장에 돌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자신했다.
“3D복강경 시스템이 수술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입니다. 게다가 시장이 이제 막 형성되는 단계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사실상 동일한 출발선상에 있는 셈입니다. 이 블루오션을 누가 먼저 선점하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는 “앞으로 병의원을 중심으로 2D복강경 시스템을 3D로 바꾸려는 교체 수요가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라며 전 세계 3D복강경 시스템 시장을 초반에 제압하겠다는 의욕에 불탔다.
썸텍은 3D복강경 시스템을 2D복강경 시스템과 비슷한 가격대에 공급할 계획이다.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다빈치` 로봇을 활용 3D복강경 시스템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수술의 안전성도 높아 벌써 의사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썸텍은 현재 RF방식 범용 수술기·의료용 카메라·의료용 영상시스템·RF열상 발생기·레이저 조사기·약물주입기·혈압측정기 등 100여종의 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양 대표는 “이번 3D복강경 시스템 출시를 계기로 제품 라인업을 단순화해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에 보다 집중할 생각이다.
수출 시장도 노크한다. 그동안 의료기기를 해외에 많이 수출했지만 3D복강경 시스템과 같은 고부가가치 의료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선 또 다른 영업 전략과 해외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는게 양대표의 시각이다. 다만 그는 “첨단 의료기기를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선 마케팅 역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중소기업으로선 힘에 부치는 측면이 있다”며 정부의 지원 필요성을 제기했다.
양 대표는 내년을 회사 성장의 중요한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연구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바람에 수익성이 다소 악화됐다고 보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부상한 3D의료기기 개발에도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내년 상용화 예정으로 이미 3D수술용 현미경 개발에 착수했으며 산업용 3D 비전시스템 개발에도 들어갈 계획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