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허권자 우대사회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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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특허 무효율은 60~70%에 이른다. 특허 무효소송이 벌어지면 특허권자가 승리하는 비율이 30~40%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국가에서 내준 상당수의 특허가 특허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정도면 굳이 국내에서 특허를 받아봐야 소용이 없다는 `특허 무용론`이 나올 만하다.

물론 특허 무효소송은 전체 유효특허 중 무효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 특허권에 대해 청구되기 때문에 무효율이 높게 나타난다. 그렇다 하더라도 특허 무효율이 높으면 특허 권리 안정성 측면에서 부정적이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국내 특허출원 감소로 이어지고 국내 산업계의 지식재산권(IP) 약화를 초래한다. 삼성-애플의 특허 전쟁으로 IP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지만 높은 특허 무효율은 개발자의 의욕을 꺾기에 충분하다.

일본도 2008년에는 특허 무효율이 66.4%를 기록했지만 2009년(50.0%)부터 낮아지기 시작해 2011년에는 39.4%를 기록했다. 일본에서 특허 무효율이 낮아진 것은 특허권자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허 무효율이 높은 채로 장기화되면 특허권의 법적 안정성 문제가 생길뿐만 아니라 특허 출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일정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내에서도 특허청이 특허 무효율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기로 하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힘들게 특허 등록하고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가며 특허를 유지해 온 중소기업에는 희소식이다. 특허 무효율이 낮아지면 특허권자의 사기가 올라감은 물론이고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퍼스트 무버` 등장도 촉진한다.

이 기회에 특허 무효율만 낮출 것이 아니라 특허침해 손해배상액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특허권자가 특허무효소송에서 이겼을 때 받는 평균 손해배상액은 약 5000만원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국내 특허권자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특허권의 가치도 올라가고 특허 거래 시장도 형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