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부산 IT, CT업계는 변혁의 기로에 서 있다. 정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글로벌 클라우드 산업과 해양플랜트 산업의 중심에 부산이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밀집 지역인 동남권 산업의 IT융합과 고부가가치화를 이끌 역할도 부산과 부산 IT, CT업계에 주어졌다.

부산 IT, CT산업의 중심 지원기관인 부산정보산업진흥원 개원 10주년을 맞아 새 정부의 ICT산업 정책 방향을 짚어보고, 이에 대응한 부산 IT, CT산업 부활에 필요한 요소를 산학연관 전문가를 초청해 집중 모색했다.
◇행사명:부산정보산업진흥원 개원 10주년 기념 `부산 IT·CT산업 발전 좌담회`
◇일시:1월 24일(목) 오전 11시
◇장소:부산문화콘텐츠컴플렉스 4층 태종대회의실
◇주관:부산정보산업진흥원, 전자신문
◇참석자(가나다 순)
김기영 부산시 산업정책관
김삼문 부산정보기술협회장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
이주원 부산게임산업협회장
최형림 동아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최형욱 부산시의회 의원
사회:임동식 전자신문 부산주재 기자
◇사회(임동식 전자신문 부산주재 기자)=먼저 부산 IT, CT산업의 현 상황을 진단·평가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해보자.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개원 10년을 넘었고, 정부와 부산시의 각종 지원사업이 꾸준히 추진돼왔다. 성과도 있지만 현장의 기업들은 여전히 어렵고 힘들다고 한다.
◇최형림 동아대 교수=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부산의 IT업체 수는 전국 2만4363개 중 1078개로 4.42% 비중이었다. 2010년에는 전국 2만6310개 중 1046개로 3.98%를 차지해 감소세로 나타났다. 종사자 수도 2010년 전국 72만52명에 비해 부산은 1만7487명(2.43%)에 불과하다. 전국 대비 비중이 낮고 그것도 감소 추세여서 낙관적이지 못한 실정이다.
◇이주원 부산게임산업협회장=단적으로 기업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그간 인프라는 많이 구축됐고 지원사업도 꾸준히 늘었지만 인력 수급 상황은 더 나빠졌다. 5년 이상 10년차 고급 경력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지역 기업이 외부 중견 고급인력을 채용하려면 수도권보다 더 나은 대우를 해줘야 데려올 수 있다.
◇김기영 부산시 산업정책관=부산시가 파악한 부산 IT산업은 2011년 업체 수 1225개, 매출 3조9000억원, 수출 2600억원, 종사자 2만108명으로 2010년 대비 업체 수는 2.78%, 매출 10.89%, 수출 13.29%, 종사자 수 5.27%가 증가했다. 다만 전국 대비 업체 수는 6.4%(4위), 종사자 2.4%(6위), 매출액은 1.2%(8위)로 열악한 상태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사업은 예산 투입 후 5년 이상 지나야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난다. 부산을 떠났던 기업, 역외 기업의 부산 이전이 크게 늘고 있다. 매출도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시는 2004년부터 `영상·IT`를 핵심 전략산업으로 선정해 지금까지 25개 사업에 약 2500억원을 투입하며 지속적으로 육성해왔다.
CT산업은 2010년 기준 업체 수 7627개, 매출 약 1조3000억원, 종사자는 1만9473명으로 전국 15개 시도 중 서울, 경기도에 이어 세 번째 규모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게임산업에 주목하고 있으며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개최를 토대로 게임산업 중심도시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부산 IT, CT산업은 지역산업과 융합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본다.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진흥원이 설립 초기에는 IT산업 기반 조성에 주력했고, 2006년부터 항만물류IT, 자동차IT, 조선해양IT를 중심으로 지역특화 IT·SW 융합산업 육성에 본격 나섰다. 또 게임을 중심으로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에도 착수했다.
현재 부산 IT산업은 기존 IT·SW 융합과 스마트, 클라우드컴퓨팅 3대 주력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만들고 있다. CT산업은 기 구축 인프라와 지스타 4년 연속 개최(2013~2016년) 확정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사회=박근혜 당선인은 후보 시절 부산을 `영상문화의 메카`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정부의 지역 IT, CT산업 육성 및 지원 정책을 짚어보고, 새로운 방향과 접근은 어떤 분야에서 어떤 방식으로 필요한지 들어보자.
◇최형욱 부산시의회 의원=미래창조과학부 신설로 대표되는 새 정부의 IT, CT산업 정책 방향은 일단 긍정적으로 보인다. IT, CT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은 지식경제, 창조경제 시대의 방향과 일치한다. 그런 점에서 기대도 크다.
우려스러운 점은 지역 경제와 산업을 포함한 지방분권 전담 기구가 없다는 것이다. 지방분권을 위한 중심 기구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지방 재정을 확대하면서 지역의 잠재적 경쟁력을 키워내고 그 토대 위에서 지역 IT, CT발전 정책이 수립·추진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최형림=지난 2008년 정부조직 개편 이후 여러 부처에 ICT 관련 정책이 분산·집행되면서 정보화, ICT 융합, 방통 융합 등 정책 연계성이 저하됐다. 그 연장선상에서 지역 ICT산업 정책도 갈피를 잡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에서 CPND(Contents, Platform, Network, Device) IT생태계를 총괄할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후속 조치로 지식재산 관련 제도 및 전자서명, 인터넷 보안 등 관련 법체계를 강화하고, R&D 투자 확대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지역 IT, CT업계가 접근이 용이한 소규모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 사업을 지원하고 보호할 수 있는 법체계의 재정비가 시급하다. 이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는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도 부합하는 일이다.
◇김기영=새 정부의 ICT 관련 정책 기조는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창조경제론과 ICT 생태계 조성을 통한 ICT강국의 비전으로 압축할 수 있다.
부산시와 IT·CT업계는 새 정부의 IT융합(농·어업+IT, 제조업+IT, 서비스+IT)과 스마트 뉴딜정책에 발맞춰 부산 IT·SW융합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부산시는 클라우드 및 빅데이터 산업을 부산의 신성장 IT산업으로, 해양플랜트를 IT융합 신산업으로 육성 중이다. 또 부산이 지역 CT산업의 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한 지원 노력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하겠다.
◇김삼문 부산정보기술협회장=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은 지역뿐만 아니라 범정부 차원에서 잘한 일이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첨단 미래산업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은 일은 제조업과 IT융합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상생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천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부산 지역에 `ICT 미래창조 기획부서`를 만들어 산학연 소통창구로 활용하고, 중앙정부의 대형 R&D 과제 확보, 지역 고급인재 양성, 산업체 IT서비스 활성화의 통로로 활용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사회=사상스마트밸리 조성, 국제영상콘텐츠밸리 조성 등 대선 지역 공약의 실행과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부산시와 지역 지원기관, 업계가 준비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신정부에 거는 기대와 알리고 싶은 목소리도 있을 텐데.
◇김삼문=정부 조직개편에 따라 부산시도 발 빠르게 ICT진흥을 총괄할 강력한 컨트롤타워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 ICT산업체와 전문가 그룹이 모여 시책 조율, 위기관리, 중장기적 전략 등을 도출해야 한다.
◇이주원=중앙 정부는 IT, CT를 포함해 거의 모든 산업에서 수도권과 지역 간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줬으면 한다. 수도권 기업을 지역 기업과 같은 선상에서 놓고 생각하면 안 된다. 주무부처가 자주 바뀌어 혼란스럽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서태건=대부분의 산업은 판매 시장과 인력 수급이 용이한 수도권에 편중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IT, CT 분야의 지역 특화산업 육성이 필요하다. 지역 특화산업은 지역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를 형성해 지역 균형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부산 IT, CT 관련 공약을 보면 하드웨어 인프라 관련 내용이 많다. 지역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려면 지역 기업에 대한 제작 지원, 해외진출 지원, 고급 전문인력 양성 및 고용 장려 지원책 등 SW적 사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정부의 기업지원 사업에 있어 지역에 대한 배려도 매우 중요하다. 지역 기업은 열악하다. 같은 실력을 갖고 있어도 지역에 있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지역 기업이 늘어 산업 규모가 갖춰지면 신규 일자리 창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김기영=무엇보다 중앙 정부에 지역 R&D포괄 예산제 도입을 절실하게 요청한다. 지역은 지역산업 육성 전략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예산이 없다. 정부 판단에 포괄 예산제 도입에 리스크가 있다면 부산에서 먼저 시범 실시한 후 확대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어떤가.
부산시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을 포함해 테크노파크, 경제진흥원, 생기원 등 정부 출연연까지 지역 소재 유관기관이 연대해 공약 실천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시의회, 지역 정치인과 협력 아래 사업 규모, 실행 시기 등을 함께 연구하고 검토하고 방안을 찾고 있다.
◇최형욱=자주적 재원이 부족하다는데 공감한다. 맞다. 중앙 정책에 끌려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부산은 자율적 재원 부족 때문에 세계 13위 경제 대국의 제2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낙후된 산업 환경에 놓여있다.
김 국장의 지역 유관기관 연대 결성은 매우 좋은 아이디어다. 새 정부의 정책을 검토하고 지역 기관이 모여 공약 추진에 있어 기업 및 산업 지원의 효율적인 방향, 또 지역 전략산업의 수립과 새로운 육성책을 논의하고 체계화할 수 있는 워크숍을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
◇최형림=아시아 종합촬영소 등 CT 분야 공약과 달리 사상 스마트밸리 조성은 지역 내 준비가 부족한 상태다. 부산이 원하는 방향의 구체적이고 완벽한 마스터플랜 수립이 우선돼야 한다.
클라우드컴퓨팅은 지역 산업과 연계해 실질적 적용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부산의 강점인 영화, 영상, 게임 등 콘텐츠 허브가 될 수 있는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이와 관련, 온라인 콘텐츠 유통을 전담할 자금력을 갖춘 분야별 기업 유치와 부산 지역 인프라를 결합해 `온라인 콘텐츠 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해보면 어떤가.
◇사회=끝으로 부산 IT, CT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제안을 해달라.
◇김기영=그동안 중앙정부의 지역 IT, CT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책은 매우 미흡했다. 광특회계사업으로 지역 SW산업 진흥지원사업이 있지만 올해 전체 예산이 157억원에 불과하다. 전국 18개 지역이 나눠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CT 분야는 광특회계 예산 자체가 없다. 새로운 계정이 필요하다.
새 정부는 창조경제론을 화두로 삼고 있다. 소프트웨어 및 콘텐츠 산업을 집중 육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역 SW 및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배려와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지역 대학은 현장의 눈높이에 맞는 전문인력 양성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많이 개발해야 하고 업계는 정부 정책만 기다리지 말고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 먼저 제안하고 요구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김삼문=업계는 앞으로 ICT 협회 단체를 아우른 미래창조연합회(가칭)를 구성해 지역 융합산업 활성화를 이끌어 보려 한다. 미래창조연합회에는 부산정보기술협회와 산하 스마트협의회, 부산영화영상산업협회, 부산게임산업협회 등이 포함된다.
정부와 부산시의 클라우드산업 육성은 새로운 IT 생태계 조성 차원에서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문제는 지역 기업이 처음부터 세계적인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부산시와 진흥원의 지원이 중요한 이유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교육, 행사, 세미나 등을 지역 기업에 아웃소싱하고 애로·건의사항, 비전 제시 등 지역 스타기업 탄생을 위한 소통의 발품을 더 팔아 줬으면 좋겠다.
◇서태건=새 정부가 들어서면 SW산업 육성 및 창조정부 구현 공약과 연계해 클라우드컴퓨팅이 중요하게 다뤄지고 육성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의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단지 구축사업`이 종료되는 2014년 이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이끌어내 부산이 클라우드산업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어야 한다.
융·복합 추세에 맞춰 지역 여러 산업과 IT, CT산업 간 기술 및 정보교류, 상호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진흥원은 IT와 이업종 간 교류협력을 보다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4년간 지스타의 성공적 개최와 향후 4년간 개최 확정으로 게임도시 부산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게임도시를 넘어 게임산업도시 부산을 만들기 위한 작업을 구체적으로 전개할 시점이다.
◇이주원=정부에 산업 변화 트렌드에 따른 신산업 분야를 보다 깊게 이해하고 정책을 수립·추진해 달라 말하고 싶다. 시에는 인력을 중심에 둔 산업 시책으로의 전환을 제안한다. 대학은 빼어난 인재 양성과 함께 애향심도 심어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최형림=다양하고 많은 정책과 사업이 수요자 기업에는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ICT산업에서 특히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인력이다. 좋은 인력이 좋은 산업을 만들어간다. 지역에서 배출한 인력이 지역 ICT기업에 들어가 지역 ICT산업 활성화의 밑거름이 되려면 결국, 중앙 정부의 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
부산시는 지역 우수 인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인력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
업계에는 사상스마트밸리, 동부산 테마파크 조성 등이 좋은 기회다. 많은 것을 담아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산학관이 함께 찾았으면 좋겠다.
◇최형욱=부산의 지정학적인 강점, 개방성과 역동성을 살려 도시의 매력을 극대화해 나가야 한다. 매력 있는 도시, 스마트시티 부산은 IT, CT산업 발전과 직접 연결된다. 부산에는 항만, 물류, 관광, 영화영상 등 IT, CT를 접목해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 치밀한 계획 아래 산학관이 뭉쳐 융합 신산업을 발굴 육성하면 부산의 블루오션이 될 것이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