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인터넷 기업은 왜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나?

페이스북이 글로벌 서비스가 되는 걸 보고 많은 이들이 싸이월드를 아쉬워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원조 싸이월드는 해외 진출에 실패한 채 내리막길을 걸었다. NHN 네이버는 국내 검색시장 부동의 1위지만 세계적으로 `검색은 구글`이 진리다.

비단 우리나라 인터넷기업 얘기만은 아니다. 글로벌 성공을 거둔 아시아 인터넷기업은 전무하다. 페이스북, 유튜브, 스포티파이 등 스마트폰 시대 서비스를 점령한 주역은 서양 기업이다. 4일 뉴욕타임스가 이코노미스트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그 이유를 분석했다. 제목부터 아프다. `왜 아시아 인터넷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하는가`다.

가장 큰 이유는 아시아 기업들의 `야망` 부족이다. 야망이라고 표현했지만 `필요`란 말이 더 적합하다. 내수시장이 워낙 커 굳이 글로벌로 나갈 이유가 없다. 중국과 인도가 대표적이다. 내수시장만 장악해도 의미 있는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주변국도 마찬가지다. 옆에 세계 최대 시장을 두고 멀리 갈 이유가 없다. 같은 문화권이라는 이점이 크다. 현지 문화 이해가 해외 진출 성공을 가른다. 잘 모르는 서양보다 `지피지기` 가능한 아시아 시장이 더 매력적이다.

신뢰할 수 있는 결제시스템과 인터넷 콘텐츠를 돈 주고 사는 문화 부재도 문제다. 안전하고 편한 결제시스템이 없어 많은 사용자가 아직도 인터넷에서 돈을 쓰길 꺼린다. 인도와 중국은 신용카드 사용자가 전체 인구의 10% 미만이다. 이들은 아예 온라인 결제가 불가능하다. 사용자 대부분이 아직도 `해적질`을 하고 있어 인터넷기업이 콘텐츠 판매로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 어쩔 수 없이 광고에 매달린다. 한정된 광고 시장에서 다수가 경쟁해 큰 매출을 올리기 힘들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선 해외 인재를 적극 수용해야 하는데 폐쇄적 문화로 이 또한 힘들다. 정부 규제도 지나치다. 중국은 정치적 이유로 인터넷 확대를 막고, 일본은 사회적 책임을 들어 인터넷기업에 과도한 책임을 묻는다. 다른 아시아 국가 역시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 탄생을 위해 적절한 결제시스템 확보와 과도한 규제 폐지가 필요하다”며 “인터넷 기업에 더 큰 성장 기회가 있음을 아시아 각국 정부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