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설을 이용하지 않고 직접 우리 기술로 만든 양성자 가속기를 각종 연구개발(R&D)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기본입자 연구부터 신물질 개발, 암치료 등 다양한 R&D 분야에 쓰일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 말 구축한 100MeV 대용량 양성자가속기 시운전 등 운영 준비를 완료하고 22일부터 양성자 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는 양성자가속기 시범운영 기간으로 지정해 연구자 연구활동을 지원하고 출력·에너지 등 운영 조건을 최적화한다. 첫 번째 이용자는 과학위성용 광학 자이로를 개발하고 있는 파이버프로가 선정됐다.
양성자 가속기는 수소원자에서 전자를 제거한 후 남아있는 양성자를 고전압으로 가속하는 장치다. 1MeV는 100만전자볼트다. 100MeV로 가속하려면 1.5볼트 건전지 6700만개가 필요하다. 가속된 양성자와 다양한 물질 반응을 연구해 물질 구조를 개조하면 신물질 개발, 신소재, 유용 돌연변이 유전자원 개발, 동위원소 생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미래부는 지난 2002년부터 10년간 3143억원을 투입해 경주시와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21개 산학연 기관이 협력해 지난해 독자 기술을 구축했다. 노승정 양성자가속기 이용자협의회장은 “그동안 해외 유사 시설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던 연구자가 우리 손으로 개발한 가속기를 이용해 직접 첨단 과학기술을 연구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성자 가속기 이용을 촉진하기 위해 빔 라인이 추가 설치된다. 원자력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1GeV급 양성자 가속기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 지원시설 공사도 조속히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성자 가속기
양(+) 전기를 띠는 양성자를 전기장을 이용해 빛의 속도(30만㎞/초)까지 가속시키는 장치. 양성자는 속도에 따라 물질의 성질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물질을 만든다. 양성자가속기는 21세기 미래산업 기반인 나노기술(NT), 생명공학(BT), 정보기술(IT), 에너지 및 환경기술(ET), 우주기술(ST) 등 원천기술개발에 활용된다. 암치료 연구, 의료용 동위원소, 신약개발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대용량 양성자가속기는 빔 전류 10㎃ 이상 대용량으로 현재 미국 오크릿지국립연구소(ORNL)와 일본 원자력연구기구(JAEA)에서 개발 운영하고 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