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퍼레이션(이하 뉴스코프)의 수장이자 미디어 재벌로 유명한 루퍼트 머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 1위인 `마이스페이스`를 망쳐버린 장본인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1년 뉴스코프는 마이스페이스를 매각했다. 지난 2005년 5억8000만달러라는 거액에 인수한 지 6년 만의 일이다. 한때 마이스페이스는 SNS 시장 1위로 페이스북의 추격을 받던 위치일만큼 시장 입지가 공고했지만 결국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신세가 됐다.
마이스페이스의 결정적 패인은 `폐쇄형 서비스`라는 게 중론이다. 유튜브 등 다른 콘텐츠 업체와 서비스를 연계해 개방형 혁신을 만들었던 페이스북과 달리 마이스페이스는 일체의 서비스 연계 요청을 거절하는 한편 오히려 이들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자체 개발하며 철벽을 쌓았다. 서비스를 개방하면 협력사에 끌려갈지도 모른다는 전형적 대기업식 사고방식이었다.
자유분방한 스타트업 출신의 마이스페이스 직원은 뉴스코프의 거대한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사무실 역시 캘리포니아 샌타모니타에서 베벌리힐스로 이전하면서 직원의 불만이 쌓여갔다. 페이스북이 구글처럼 단순한 인터페이스로 사용자를 사로잡는 동안 마이스페이스는 난잡한 화면을 개선하지 않은 채 월 수백만명의 회원이 이탈하는 경험을 했다.
기울어가는 마이스페이스에 결정타를 먹인 것은 뉴스코프식 광고전략이다. 페이스북은 광고주가 광고대상으로 삼는 부유한 사용자를 회원으로 끌어들였다. 반면에 마이스페이스 신규 회원 대부분은 연소득 2만5000달러 미만의 저소득층이었다.
또 마이스페이스는 상장사인 뉴스코프가 제시한 매출 목표액을 맞추는 데 급급했다. 3개월에 한 번씩 실적보고를 해야 하는 상장사의 압박 때문이다. 루퍼트 머독은 마이스페이스가 제대로 된 시스템 확장이나 관련 준비작업을 시작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지나친 요구를 하게 된다.
2006년 구글과 9억달러짜리 검색광고 계약을 체결한 이후부터는 급기야 페이지뷰를 조작하고 `살빼기 광고`를 싣는 등 사용자에게 외면을 당하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뉴스코프의 마이스페이스 인수는 사용자 경험은 뒤로 한 채 비즈니스와 수익성을 추구한 기업은 오래갈 수 없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