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카메라 성능을 갖춘 최신 스마트폰이 쏟아지면서 일본 주요 카메라 업체가 제품 가격을 큰 폭으로 내리고 공장 가동까지 일부 멈추는 악재에 직면했다. 카메라 사업을 축소하거나 업종을 바꾸는 경우도 잇따른다.

22일 블룸버그는 UBS AG 보고서를 인용해 스마트폰 영향으로 니콘과 캐논이 최신 제품 가격을 깎는 등 실적이 급락하는 일본 카메라 기업의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먼저 가격 인하에 나선 니콘은 지난해 출시한 `니콘 1 J2` 제품 가격을 출시가의 64% 수준인 2만3485엔(약 25만원)으로 내렸다. 지난해 9월 출시한 하이엔드 모델 `D600` 가격도 26% 하락한 14만5975엔(약 159만원)에 팔린다. 니콘은 올해 주가가 34%나 떨어졌다.
니콘은 “수요 급락으로 재고를 줄이기 위한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UBS AG는 캐논도 곧 가격 인하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올해 기준 두 기업 주가는 반토막 났다.
삼성전자·소니·노키아의 신작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지면서 카메라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 지난달 니콘은 올해 수익 전망치를 대폭 낮춰 위기를 예고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올해 총 카메라 출하는 지난해 보다 30% 줄어든 690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아예 다른 업종으로 주력 사업을 선회하고 카메라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기업도 줄잇는다. 올림푸스는 올해 일안반사식(SLR) 개발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베이징에 소재한 카메라 공장을 철수하고 저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라인은 아예 없앤다. 올림푸스는 지난 4월 소니와 `의료 장비` 벤처 기업을 설립했다.
후지필름은 카메라에서 의료용 시스템과 디스플레이 부품으로 눈을 돌렸다. `루믹스` 브랜드 카메라를 파는 파나소닉의 tm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최고경영자(CEO)도 “카메라 사업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반면 스마트폰 카메라의 진화 속도는 빨라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는 1300만 화소 카메라를 달았으며, 소니의 `엑스페리아 Z1`은 줌 기능을 갖춘 207만 화소 카메라를 썼다. 노키아는 지난 7월 4100만 화소 카메라를 자랑하는 `루미아1020`을 내놨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