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성장엔진 꺾였다…또 다른 혁신 없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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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던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엔진이 빠르게 식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주요 제조사 실적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주춤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크게 떨어지고, 중저가 시장 확대로 인한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으로 수익성 저하도 뚜렷해졌다. 새로운 시장 개척과 성장동력 발굴 등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일 증권가와 제조업계에 따르면 3분기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실적이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이번에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 10조원 돌파를 기대했으나, 갤럭시S4가 생각보다 부진해 2분기 영업이익은 9조5300억원에 머물렀다. 3분기도 직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그쳐 10조원 돌파는 다음으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

SK증권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을 전 분기 대비 1% 증가한 9조6000억원으로, KB투자증권은 2% 증가한 9조7200억원으로 각각 예상했다.

SK증권은 “삼성전자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에 큰 영향을 줬던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둔화와 TV세트 부문 이익률이 하락했다”며 “내년은 스마트폰 영향으로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LG전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 영업이익은 1분기 1328억원에서 2분기 612억원으로 줄었고, 3분기에 다시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증권은 3분기 MC사업부 영업이익을 제로(0) 수준으로, IBK투자증권은 130억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실적 악화는 G2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와 3G 스마트폰 판매가격 하락 때문이다.

팬택 역시 3분기까지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팬택 관계자는 “4분기 새로운 롱텀에벌루션 어드밴스트(LTE-A)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턴어라운드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 전망도 둔화가 두드러진다. 시장조사기업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 2010년 71.4%를 기록했던 성장률이 올해 43.5%를 기록하고, 내년엔 18.1%로 급격히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273.1%, 2011년 307.5%씩 급성장했지만, 지난해 성장률이 118.7%로 둔화됐다. 올해는 지난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49.4%를 기록하고 2014년엔 15.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더라도 보급형 시장 비중의 확대로 수익률은 낮아질 전망이다.

수익률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주요 제조사가 모두 최신 스마트폰에 자체 케이스를 공급하기 시작했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기어를 내놓는 시도를 했지만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전문가들은 혁신이 없으면 결국 가격 경쟁 시대로 내몰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장중혁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스마트폰 플랫폼의 진화가 없는 상황에서 부품 성능은 상향평준화돼 제조사별 단말기 성능 변별력이 사라지고 있다”면서 “아직은 삼성전자와 애플 같은 선도업체가 중국 등 후발업체에 비해 강점을 보이고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적인 플랫폼 혁신이 없다면 가격 경쟁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주요 스마트폰 업체 성장률 추이(%)

자료: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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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