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카와 선풍기로 문자 전송 성공!

단말기도 화학적 커뮤니케이션 가능…무선 신호 방해받는 지하나 나노로봇에 적용 가능

보드카와 선풍기로 문자 전송 성공!

캐나다의 한 대학교에서 보드카와 탁상용 선풍기를 이용한 단문 전송에 성공했다. 말 그대로 ‘술의 힘을 빌어 보내는’ 문자다.

20일(현지시각) 온라인 과학전문지 플로스 원(PLoS ONE), 더 버지는 캐나다의 요크대학교 연구원들이 보드카와 탁상용 선풍기를 사용해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는 실험 영상과 논문을 게재했다.

알파벳은 알콜 증발 과정에서 인코딩되는데 1~0의 비트로 표현할 수 있도록 각각 다른 농도로 재배열된다. 이 화학적 신호가 분사되면 12피트 떨어진 리시버가 받아 알콜 농도를 측정하면서 디코딩한다. 다양한 농도들은 리시버에서 ‘오 캐나다(O Canada)’라는 문자로 표현됐다.

알콜이 증발되면서 서로 다른 농도로 배열되고 이것이 알파벳으로 디코딩된다.
알콜이 증발되면서 서로 다른 농도로 배열되고 이것이 알파벳으로 디코딩된다.

이처럼 분자 단위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동식물들이 널리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원거리에 메시지를 보내고자 할 때 페로몬을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방법으로 연속적인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제어 능력이 없다.

요크대학의 실험은 메시지 전송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전자적 방법이 아닌 화학적 방법으로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무선 신호가 도달하지 못하거나 방해를 받는 곳, 즉 터널이나 배관, 혹은 깊은 지하에서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요크대학 앤드류 에크포드 교수와 그의 동료인 웨이시 궈 박사(워위크 과학기술대학)는 자신들이 성공한 화학적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나노 단위의 미니 로봇에 적용할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이 나노 로봇들이 암세포에 대한 약물 표적화 등 특정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짧은 문자의 전송에 불과하지만 가능성이 입증된 만큼 연구가 발전되면 가까운 미래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기술에 관한 논문은 플로스 원 웹사이트(http://www.plosone.org/article/info%3Adoi%2F10.1371%2Fjournal.pone.0082935#abstract0)에서 읽을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테크트렌드팀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