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NSA, 주요 장비사 HDD, 라우터 등에 스파이웨어 심어 염탐"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세계 각국 주요 장비와 부품 업체 제품에 정보 수집을 위한 스파이웨어를 심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를 `중국 정부가 보낸 첩자`로 간주하고 사업상 불이익을 줬던 것이 무색해진 셈이다.

30일 독일 유력지 슈피겔은 NSA가 수많은 장비기업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와 라우터에 스파이웨어를 심어 세계 각국 정상의 PC를 염탐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를 비롯한 시스코, 삼성전자, 델, 웨스턴디지털, 시게이트 등을 망라한다.

슈피겔은 NSA 산하 ANT라는 기술조직이 만든 50쪽짜리 문서를 입수했다. 이 문서에 따르면 NSA는 전 세계 국가수반의 PC와 통신장비에 스파이 활동용 해킹 백도어를 만들어 정보를 빼냈다. 슈피겔은 “ANT는 거의 모든 보안을 풀 수 있는 열쇠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기업이 어떤 방화벽을 설치하든지 NSA 전문가는 이를 통과할 수 있다”고 전했다.

ANT는 PC 작동을 시작하게 만드는 주기판의 칩에 있는 바이오스(BIOS) 코드를 노렸다. 바이오스에 들어간 스파이웨어는 다른 보안 프로그램에 들키지 않으면서 PC에 새로운 운용체계를 설치해도 사라지지 않고 남는다. 피해 기업 대부분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조차 못했다. 슈피겔 조사결과 델을 제외한 다른 기업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슈피겔은 ANT뿐만 아니라 특수접근작전실(TAO)이라는 NSA 내 또 다른 조직의 활동도 보도했다. TAO는 전 세계 국가수반의 보호된 네트워크에 접근하는 책임을 맡았다. 미중앙정보국(CIA), 미연방수사국(FBI)과 함께 민감한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미국 정보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연말까지 NSA가 침투한 전 세계 PC는 8만5000여대에 달하는데 대부분 TAO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슈피겔은 덧붙였다.

NSA는 이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TAO가 국가보안 핵심조직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NSA 측은 “TAO는 독특한 국가자산으로서 NSA가 미국과 동맹국을 보호하는 최전선에 있다”고 밝혔다.

미국 오바마 정부는 중국 화웨이의 장비에 대해 보안성을 믿을 수 없다며 자국 무선 네트워크 사업에서 배제했다. 지난 3월에는 법을 제정해 주요 기간망에 화웨이 장비 도입을 금지해 `보호 무역주의`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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