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에 투입되는 군인은 엄청난 짐을 휴대한다. 무기와 탄약 외에 식량과 식수, 여기에 만만치 않은 무게의 예비 배터리를 지녀야 한다. 야간 정찰용 고글과 손전등, 무전기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는 생존율과 직결된다. 배터리 방전은 심각한 위험에 노출됨을 의미한다.
현재는 작전에 투입된 군인에게 배터리를 보급하는 별도 부대가 운영된다. 이들 역시 배터리를 전달하기 위해 작전지역에 들어가는 위험을 감수한다. 별도 보급 없이 작전지역에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법은 없을까. 미국 육군이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매셔블은 미국 육군이 자가발전이 가능한 무릎보호대와 태양열 패널 전투복을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무릎보호대는 신체가 만드는 운동에너지를 이용한다. 무릎은 이동이 잦은 군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근육으로 꾸준한 운동에너지가 발생한다. 무릎보호대는 의학적 목적은 전혀 없다. 오로지 운동에너지를 얻어 충전용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다. 무릎에 감기는 보호대는 이동에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보호대는 병사가 도보로 이동할 경우 한 시간에 10~12와트 전기를 생산한다. 스마트폰 배터리 3개를 충전할 수 있는 양으로 보호대 착용으로 군인은 13파운드 가량의 보조 배터리 무게를 덜 수 있다.
태양열 패널 전투복은 매 시간 18와트의 전기를 생산한다. 병사가 이동하지 않고 같은 장소에 머물러 있을 때나 전투복을 입지 않고 있을 때도 전기를 만든다. 플랙서블 태양광 패널 개발이 일정 수준을 넘어 전투복 적용이 어렵지 않다. 미 육군은 스마트폰 앱으로 각 기기의 배터리 잔량과 현재 생산 중인 에너지양을 실시간으로 병사에게 알린다.
미 육군에서 배터리 개발팀을 이끌어 있는 크리스 헐리는 “병사의 배터리 수요를 줄이는 것은 생명을 살리고 비용을 줄이는 엄청난 혁신”이라며 “미래 군인은 배터리 상황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