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L 무풍지대 케이블, "구체적 가이드라인 필요해"

케이블 드라마가 순간 최고 시청률 14%를 기록하고 있지만 간접광고나 중간광고가 지나치게 많아 시청자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 채널은 지상파·종합편성채널 등과 같은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여서 과징금 같은 솜방망이 처벌만 내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배우가 `서울우유`를 들고 홍보하고 있다.
배우가 `서울우유`를 들고 홍보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기 프로그램을 잇따라 방영한 일반프로그램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광고 위반도 많아 구설수에 올랐다. 평균 시청률 11%를 돌파하며 인기를 끈 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중간광고 허용 시간을 훨씬 늘려 비판을 받기도 했다.

tvN의 `시라노 연애 조작단` 10회에는 `맥스봉`이 등장한다. 한 회에 몇차례나 등장한 맥스봉은 급기야 인형으로까지 나온다. 네티즌들은 “PPL4때문에 작품 몰입이 안 된다”며 “드라마 한 회에서 너무 많은 `맥스봉`이 나와 거슬린다”고 지적했다. SNL에서도 한복을 입은 배우 두 명이 “이 우유는 신선도가 뛰어나 드시면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여기 만든 날짜를 보시옵소서. 동짓날 스무일에 만든 것입니다”라며 `서울우유`를 들고 있다.

지상파 계열 PP도 마찬가지다. 서인영이 진행하는 SBS 계열PP E채널의 `스타 뷰티쇼`는 메이크업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프로그램에 사용되는 제품을 계속 보여주고, 마지막에는 마무리로 실물을 더 보여주며 간접광고 한다.

문제는 방송통신위원회70방송통신심의위원회69의 `제재` 조치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중간광고 위반 과태료는 처음 위반 시 500만원이지만 최고 3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방심위가 `주의`나 `경고` 조치를 주어도 PP는 `등록제`기 때문에 제재에 큰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지상파·종편·홈쇼핑 등은 방심위 등의 제재는 방송국 허가시 불이익으로 반영돼 주의하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나날이 간접광고 수위가 심해지는 이유다.

방심위의 인력부족도 문제로 꼽힌다. 케이블은 채널이 많다보니 전량 모니터링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방심위는 “모니터링 인력은 전국에 440명이 있는데 지상파, 종편, 보도, 홈쇼핑 허가 승인 채널은 전량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반면에 PP채널은 300개가 넘어 영향력 있는 채널 위주로 모니터링하고 그 외 채널은 민원 등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채널 모니터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응사`나 `꽃보다 할배` 같은 인기 프로그램은 제재할 수 있지만, 비인기 채널에서는 어떤 PPL이 나오는지 알지도 못한 채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이다.

문철수 한신대 교수는 “채널이 많아지다 보니 시청자가 `지상파`인지 `케이블`인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시청권을 보장 하려면 케이블 프로그램도 지상파만큼은 아니지만 현재보다 규제를 할 필요가 있다”며 “지상파가 구체적인 자율 가이드라인을 만든 것처럼 케이블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방심위의 심의 기준이 지상파에 편중돼 있고 케이블은 심하게 풀어주는 등 규제 정도가 다르고 자의성이 심하다”며 “방심위와 함께 상반기 중으로 대법원 양형기준처럼 PPL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