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파인스테이(OneFineStay)`는 고급 주택 소유주와 럭셔리 여행객을 연결하는 공유경제 서비스다. 여행객은 저렴하게 빈방을 빌리고 집 소유주는 남는 공간 활용으로 수익을 올리는 `에어비앤비`의 고급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호텔 같지 않은 호텔`이 서비스 슬로건으로 고급 호텔 못지않은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9년 영국에서 창업해 현재 런던과 뉴욕, LA, 파리 4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투자는 두 차례에 걸쳐 1590만달러(약 169억원)를 받았다.
![[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임정욱]<22>고급형 에어비앤비 `원파인스테이`](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4/01/27/524943_20140127112038_859_0001.jpg)
-정진욱(글로벌뉴스부 기자)=공유경제 대명사 `에어비앤비` 덕에 서비스 이해는 어렵지 않다. 추천 이유는.
▲임정욱(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에어비앤비의 부족한 점을 영리하게 메운 서비스다. 에어비앤비가 빈방 공유와 현지인 삶에 밀착한 여행경험 제공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냈지만 일부 사용자에겐 여전히 접근하기 어려운 서비스다. 방을 빌려줄 경우 도난과 분실, 훼손 등을 우려하는 집주인이 많다. 새로운 경험을 원하지만 집주인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걸 귀찮아하는 사람도 많다. 또 사진과 실제 방이 다름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무엇보다 단순히 싼 방이 아닌 현지 고급 주택을 이용하고 싶은 여행자 욕구가 크다. 이 욕구를 적절하게 해소한 서비스가 바로 원파인스테이다.
-정진욱=단순히 고급 주택만 빌려준다고 서비스가 잘 되진 않는다. 호텔에 버금가는 경험을 주는 요인은.
▲임정욱=작은 요소부터 세세하게 챙긴다. 고급 호텔에 들어섰을 때 느끼는 깔끔함을 그대로 옮겼다. 타월부터 침대 시트 하나하나 위생에 흠잡을 데가 없다. 화장실에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작은 사워용품과 개인 위생도구가 놓여있다. 집주인에게 집을 빌리면 손님을 맞기 전에 회사가 깨끗하게 청소를 마친다. 사용자 모두에게 전용 아이폰을 지급한다. 이 전화로 24시간 고객센터를 호출할 수 있으며 데이터 이용이 자유롭다. 사용자가 고객센터에 전화해 언제든 즉시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선 좀 더 편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빈방을 빌리는 에어비앤비는 아무래도 집주인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서비스 예약 후 집주인과 직접 연락하며 도착 시간 등을 조율하는 것도 귀찮을 수 있다. 원파인스테이를 이용하면 독채를 빌려 편하게 사용한다. 고객이 도착 시간을 알려주면 시간에 맞춰 회사 직원이 나와 고객을 직접 맞는다. 런던·뉴욕 등 대도시는 호텔 잡기가 쉽지 않다. 조용하고 편한 곳을 원하는 비즈니스 여행객에게 원파인스테이가 제공하는 주택은 훌륭한 대안이기도 하다.
-정진욱=빌려주는 사람도 중요하다. 부자인 사람이 적은 돈을 벌자고 자기 집을 빌려주려고 할지도 의문이다.
▲임정욱=외국은 재산세 비중이 높다. 고급주택을 지니고 있어도 모기지와 관리비 등이 꾸준히 나간다. 비용은 계속 발생하지만 그렇다고 늘 거주하는 것도 아니다. 여름휴가가 길고 별장용으로도 쓴다. 빈 집을 활용해 부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이들에게도 매력적인 서비스다.
-정진욱=집주인에겐 어떤 편의를 제공하나.
▲임정욱=집주인에겐 서비스 등록부터가 장애물이다. 원파인스테이는 좋은 주택을 가진 집주인에게 서비스 이용을 설득하고 집주인이 동의하면 알아서 서비스에 해당 주택을 등록한다. 집주인 신분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 개인정보 공개를 차단한다. 집주인이 할 일은 집을 비우는 시기를 알려주고 이용 가이드라인만 주면 된다.
낯선 이를 비싼 집에 들이는 것 자체가 부담이다. 원파인스테이는 나름의 장치를 마련했다. 여권과 신용카드로 숙박자 신원을 확인하고 서비스 이용 전 보증금을 받는다. 집주인이 숙박자 이용을 바라지 않는 곳이 있다면 미리 지정해 출입을 통제한다. 만약 시설에 문제가 생기면 회사에서 모두 책임진다. 손님맞이 청소도, 사용 후 정리도 회사 몫이다. 가볍게 떠나서 가볍게 돌아오면 그만이다.
-정진욱=비즈니스 모델은.
▲임정욱=간단하다. 서비스 이용 수수료다. 에어비앤비보다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수수료가 높다.
-정진욱=고급 주택 연결은 언제든 에어비앤비가 할 수 있는 분야다. 에어비앤비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한다면 위기이지 않을까.
▲임정욱=에어비앤비가 들어온다면 타격을 입는 건 원파인스테이가 아니라 기존 호텔 업계다. 에어비앤비는 원파인스테이와 함께 시장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할 거다. 아직 서비스를 알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에어비앤비가 들어와 서비스를 더 많은 대중에 알리고 이용을 촉진하는 것은 위기가 아닌 기회다.
-정진욱=국내는 공유경제 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에어비앤비도 해외에선 인기지만 국내에선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원파인스테이 같은 모델이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임정욱=전파 속도가 느리지만 공유경제 문화가 국내에도 자리 잡을 거라고 본다. 국내도 서울과 제주도 등 유력 도시가 있지만 국내 시장만 보고 시작하면 안 된다. 적어도 서울과 도교, 베이징·상하이를 엮는 아시아 플랫폼을 노려야 한다. 아시아 시장은 미국·유럽 못지않게 크다. 원파인스테이가 먼저 시작했지만 당장 아시아에 진출하기 힘들다. 원파인스테이는 창업 4년이 돼서야 4개 도시에 진출하며 현재 1000개 주택을 확보했다. 확산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빨리 시작해 먼저 자리 잡으면 아시아의 원파인스테이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벤처캐피털 투자 유치도 중요하다. 아시아에 기반을 둔, 예를 들면 소프트뱅크벤처스 같은 곳이 좋은 파트너다. 시야를 넓게 보면 충분한 가능성과 시장이 있다.
-정진욱=VC투자 유치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어떤 점을 어필해야 할까.
▲임정욱=투자자 어필은 서비스가 어느 정도 작동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뿐이다. 원파인스테이 역시 시리즈 A 투자 유치 전까지는 어떠한 외부 자금 없이 혼자서 서비스를 만들었다. 초기에 몇몇 집주인을 설득해 서비스로 유인하고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준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 투자자를 만나면 세계로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한다. 국내는 일종의 테스트베드로 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강조한다. 무엇보도 팀 구성이 중요하다. 호텔 산업 경험자와 고급 주택 집주인을 설득할 네트워크와 적극성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한·중·일을 노리는 만큼 이런 역량을 가진 팀이 국가 별로 있어야 한다.
-정진욱=사용자에게 좀 더 나은 경험을 주기 위해 더할 것이 있다면.
▲임정욱=해외에서 오는 사람은 언어 스트레스 있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 일본·중국 여행객은 더 심하다. 영어 가능한 도우미를 배치해 소통을 도우면 좋은 경험을 만들 수 있다.
-정진욱=원파인스테이 같은 스타트업에 투자할 의향은.
▲임정욱=좋은 인적 구성과 해외로 나갈 비전을 품은 팀이라면 70~80% 정도다.
-정진욱=원파인스테이가 시사하는 것은.
-임정욱=기존 서비스 약점을 보완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좋은 파생은 단순 카피가 아닌 철학이 있어야 가능하다.
임정욱 센터장이 평가한 `원파인스테이`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