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53>세상은 보이는 것과 다르다](https://img.etnews.com/photonews/1405/561435_20140513152016_760_0001.jpg)
2010년 일본 국적항공 JAL은 20조원이 넘는 부채를 안고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일본 정부는 거의 80세의 고령인 교세라의 창업자 아나모리 가즈오를 회장으로 영입했고 약 1000일 만에 도쿄증권거래소에 다시 상장하며 살아난다. 이 과정에서 어떤 임원이 예산에 있다는 이유로 사업의 타당성이나 방향에 대해 언급 않은 채 결재를 받으려 했다가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당시 상황을 기록한 책은 ‘숫자를 세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경영의 목적은 아니다. 아나모리 가즈오는 그 숫자를 바탕으로 어떤 판단을 내리고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해 묻는다. 여기까지 보고를 하지 않으면 아나모리 가즈오는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고 했다.
직장 경험은 창업자들에게 전문적인 능력을 길러주지만 동시에 매너리즘을 물들여 단점도 된다. 현상을 건성으로 해석하는 데 익숙해진다. 큰 조직에서는 피상적인 해석과 대답으로도 잘 넘어가고 따지지 않는다. 깊이 따지면 이상한 사람, 꼬장꼬장한 사람, 성격 나쁜 사람으로 낙인 찍힐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나모리 가즈오는 말한다. “모든 숫자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이것을 알아야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이 나온다. 하지만 날씨나 불황 탓으로 돌리면 대책을 세울 방도가 없다. 그래서야 경영이라 할 수 없다.”
숫자를 해석할 때 작은 예외적인 현상이나 숫자는 무시하고 피상적인 해석과 결론에 쉽게 안주한다. 그 현상과 숫자가 왜 발생했는지? 그런 예외적인 것까지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해석은 없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문을 가지라. 결과적으로 포괄적인 숫자는 아무것도 말해주는 것이 없었고 그 예외적인 사례가 상식과는 정반대의 진실을 말하는 때가 많다. ‘기대하지 않았던 성공과 실패’, ‘예외적인 현상’ 뒤에 진짜 성공의 열쇠가 감춰져 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 해석과 분석을 근거로 결론을 내리는 사람은 좋은 창업자가 되기 어렵다. 현상의 원인이 ‘이것인지’ ‘이것일 것 같은지’ ‘누가 이것이라고 말한 것인지’를 구분할 수 있나? 자신이 ‘확인’한 것인지, 단지 ‘짐작’인지, 남의 이야기를 ‘들은 것’인지를 구분하는가?
세상은 보이는 것과,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다르게 돌아간다.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