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비게이션 TPEG 라이벌 SK와 손 잡았다

SK플래닛 TPEG 정보 사용

현대차가 내비게이션 실시간 교통 안내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라이벌 SK와 손 잡았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완성차에 들어가는 자사 순정 내비게이션에 SK플래닛의 실시간 교통정보서비스(TPEG)를 적용했다.

지난해 말 출시한 기아차 신형 쏘울에 처음 적용됐으며 이후 제네시스와 쏘나타로 적용이 확대됐다. 향후 출시될 신차에 모두 적용될 예정이다. TPEG 업계 양대산맥인 두 업체가 손을 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PEG는 별도 수집한 교통정보를 DMB 수신칩이 달린 내비게이션을 통해 보여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통신 단말기를 달지 않고도 실시간 교통정보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실시간 교통정보에서 강점이 있는 스마트폰 내비게이션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TPEG 품질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TPEG 품질의 핵심은 교통정보다. 전국의 실제 도로에서 얼마나 많은 교통 정보를 수집해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하느냐가 핵심이다. 이 교통정보를 수집 및 분석하는 대표적 업체가 현대차와 SK플래닛이다.

현대차는 지금까지 자체 TPEG를 고집해왔다. 자사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모젠’에서 나오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무기로 실시간 교통정보의 정확성을 자랑해왔다.

그러나 정확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TPEG의 기반이 되는 교통정보 양을 늘려야 한다고 판단, 업계 라이벌인 SK플래닛과 손을 잡는 과감한 선택을 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와 SK플래닛의 이번 협력이 내비게이션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현대차가 KBS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 TPEG은 현대·기아차 대부분 차종과 애프터마켓용 내비게이션에서 사용하고 있고, SK플래닛이 MBC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 TPEG은 한국지엠과 르노삼성, 아우디, 폴크스바겐, 혼다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교통정보 양이 늘어나는 만큼 도로 안내의 정확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다른 업체들이 현대차 뒤를 따를 경우 업계 판도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