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장만으로 N극과 S극 조절하는 물질 합성…초저전력·고효율 메모리 소자 개발 기대

국내 연구진이 자기장 없이 전기장만으로 N극과 S극을 조절하는 자석을 발견했다. 전기장만으로 물질의 자화방향(자석의 극 방향)을 조절하면 자기장을 만드는데 따르는 열손실을 피할 수 있어 초저전력 자기센서나 고집적 자기 메모리 소자 구현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장만으로 N극과 S극 조절하는 물질 합성…초저전력·고효율 메모리 소자 개발 기대

김기훈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교수팀과 이순칠 KAIST 물리학과 교수팀은 열손실이 동반되는 자기장 없이 전기장만으로 자화의 방향이 뒤집히는 새로운 다강체 물질을 합성하고, 자화변화의 기본 원리를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다강체는 전기와 자기적 성질이 한 물질에 결합된 것으로 초저전력, 고효율 메모리 소자 등 자성소자에 응용할 수 있어 많이 연구되고 있다.

자성물질은 주로 자기장으로 N극과 S극을 국소적으로 변화시키면서 정보를 기록한다. 이 경우 필요한 자기장을 만들기 위한 전류발생 과정에서 열 손실이 큰 것이 한계였다. 따라서 자기장이 아닌 전기장으로 N극과 S극을 조절하면 전류가 아닌 전압으로 자화방향을 변화시킬 수 있어 초저전력 자기센서나 고집적 메모리소자 등 응용 폭이 넓어진다.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은 냉장고 자석, 무선주파수 여과기, 플로피 디스크 등에 이용되는 육방정계철산화물의 일종으로 철(Fe) 일부를 알루미늄(Al)으로 치환해 자화의 방향을 반전시킬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도 자화방향이 반전되는 물질은 있었으나 온도를 아주 낮춰야 하거나(영하 270℃) 외부에서 자기장을 추가로 발생시켜야 하는 제약이 있어 실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김기훈 교수는 “이번에 합성된 물질을 이용하면 전류가 아닌 전압으로 자화를 변화시킬 수 있어 초저전력 고효율 자기소자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온라인판 24일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