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연구회 출범 전 KISTI 원장 3배수 선발놓고 적절성 ‘논란’

기초기술연구회 이사회가 해산 이틀 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기관장 후보 3배수 선발을 주관하는 것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과학기술계와 정부출연연구기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28일 공포된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1개월간의 공포기간을 거쳐 오는 29일 시행돼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국과연)로 통합, 출범한다.

국과연 설립위원회(위원장 임주환)은 오는 29일이 일요일인 관계로 30일 또는 7월 1일부터 국과연을 가동한다는 목표아래 새로운 이사와 이사장 선출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과연 이사장 후보는 현재 3배수를 추려 놨다. 이사진은 과학기술계 및 산업계, 대학, 출연연 등에서 재직 중인 전문가 50인을 이미 후보로 정해 정부부처 당연직 이사 5명을 포함해 20명 이내로 구성할 예정이다.

논란의 출발은 12명으로 구성된 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회가 KISTI 기관장 공모를 진행하며, 3배수 선발까지 관여한다는 점이다.

통상 기관장 교체 바로 전에는 인사를 자제하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다. 더군다나 새로 만들어지는 연구회가 바로 전 연구회의 의무와 권리를 모두 승계한다고는 하지만 비전과 정체성, 목표가 확연히 다른 통합연구회 조직이 전 체제에서 선발된 기관장 3배수 후보 가운데 한 명을 기관장으로 뽑아 들이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다수다.

KISTI 기관장 임기는 오는 8월 19일까지로 56일 남아 있는 상태다.

기초기술연구회 이사회가 이사장을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된 KISTI 원장 후보자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27일 지원자 13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하는 절차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원자들은 기관운영 및 경영혁신에 대한 소견 발표 시간이 4분에 불과하고, 3분에 걸친 짧은 질의응답 시간으로는 자신의 소견을 대충 밝히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심사위원들이 기관장 후보 자격과 인품을 7분 동안 모두 파악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KISTI 기관장 공모에는 내부에서 현 기관장인 박영서 원장을 비롯한 총 8명이 지원했다. 외부에서는 김수동 과학기술정보협의회(ASTI) 회장을 포함해 5명이 냈다.

기초기술연구회 관계자는 “기존 연구회가 갖고 있던 권리 등을 통합 연구회가 모두 승계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본다”며 “후보에 대한 검증과정 등을 감안하면 선발기간이 그리 많이 남은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런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27일 면접도 당초 30일로 예정돼 있던 것을 이사들이 당겨 결정했다”며 “현 이사진들이 결정한 내용에 대해 미래부는 따라 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초기술연구회 산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관장 공모는 3배수를 선발한 뒤 최근 재공모가 결정돼 선발과정을 통합 연구회 설립 이후로 미뤄놨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