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80>문제는 경영이야, 바보야

[권도균의 스타트업 멘토링]<80>문제는 경영이야,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 걸프전 승리 이후 지지도가 최고였던 현직 대통령이던 부시의 재선을 막고 대통령이 된 클린턴의 1992년 선거 캠페인이다. ‘문제는 경영이야, 바보야’로 패러디 해 봤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기업의 문제를 기술 문제, 시장 규모 문제, 심지어 영어가 문제여서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세계적인 회사가 없다고 한다. 정말 이것이 글로벌과 한국 기업과의 경쟁력 차이의 원인일까? 아니다 진짜 문제는 ‘경영’이다.

기술은 뛰어나다. 아이디어와 열정도 누구 못지않다. 주당 100시간씩 일하는 몰입도 있다. 그래서 한국 스타트업들은 초기에 불같이 성장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자라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변신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경영의 무지와 미숙함 때문이다. 경영이 기술과 사람과 언어와 시장의 약점을 극복하고 자원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힘이다. 경영은 자본을 흡인하는 힘도 있다.

나는 뒤늦게 골프를 배웠는데 초기에는 연습장에 자주 가고 코치의 자세 교정을 열심히 따라 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다가 보기플레이(18 over) 정도의 실력이 되면 연습장에 잘 안 간다. 코치의 자세교정을 받기가 싫다. 내 스타일과 이론이 생기면 코치의 교정은 잔소리처럼 들려 듣기 싫어하고 따라하지 않는다. 그래서 보기플레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타트업 창업가들의 경영에 대한 태도도 비슷하다. 조금만 성장하고 안정되면 검증된 경영 원칙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제한된 경험에서 오는 직관대로 하고 싶어 한다. 경영은 자주 우리의 직관과 본능을 거스른다. 이렇게 2~3년 엉뚱한 시도를 하다 돌아와 그때 그 말이 맞았다고 이야기 하지만 이미 회사는 성장동력을 잃었고, 기존에 적응한 조직이 변화하기 어려운 상태가 돼 있다.

사회 경험도 없고 창업 역사도 짧은 스타트업이 성장해 자본을 유치한 후에 꼭 필요한 것은 시간과 경험을 가진 능력 있는 사람들의 수혈이다. 단계별로 자신보다 더 큰 사람을 품으라. 심지어 공동대표 형식이나 대표이사를 잠시 양보하더라도 결국은 회사와 창업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경영은 지식을 기반으로 하지만 근원적으로 ‘지혜’다. 지혜는 경험의 산물이다. 행동과 의사결정을 하는 반사신경이다. 돈보다 경영이 더 중요하다. 경영을 배우자.

프라이머 대표 douglas@pri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