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인 휴대폰 감시 논란...감청장비 `스팅레이` 실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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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수사국(FBI)이 보유한 휴대폰 감청장치 ‘스팅레이(Stingray)’가 논란에 휩싸였다. 볼티모어 경찰이 FBI 승인 아래 이 기기를 수천번 활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로이터에 따르면 스팅레이는 FBI가 이동통신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감청하는 데 쓰는 장치로 위치 정보 등 관련 정보를 모으고자 미 전역 사법기관이 이용한다. 당초 FBI 측은 이 같은 민간인 감시 프로그램을 은폐해왔지만 지난해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휴대폰 감청 장치 `스팅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휴대폰 감청 장치 `스팅레이`.>

스팅레이는 휴대폰 기지국처럼 작동한다. 주변에 있는 휴대폰에 신호를 보내 위치를 찾고 정보를 얻는다. 수색 영장 없이 작동시켜 휴대폰 일련 번호, 기타 식별 정보 등을 수집할 수 있다.

미국 수정헌법 4조에서는 불법 수색을 금지하고 있지만 FBI 측은 범죄 수사 방법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국민 알권리 보호 등을 내세워 스팅레이 기술 및 사용 여부에 관한 내용을 밝히라고 요구해 왔다.

볼티모어선 등 외신은 볼티모어경찰청이 FBI 지침에 따라 스팅레이를 4000번 이상 사용했으며 FBI 측이 이 같은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볼티모어는 스팅레이 논란 한복판에 섰던 지역이다. 경찰당국은 지난해 법원 요구에도 연방당국과의 비밀유지계약을 이유로 스팅레이 사용에 대해 함구했다.

볼티모어경찰청 기술팀 소속인 엠마뉴엘 카브레자 형사는 법정에서 경찰청이 최신 스팅레이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2007년부터 총 4300번 이 기술을 사용했다고 증언했다. 그 자신도 조직 일원으로 최근 2년간 적어도 600~800번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카브레자 형사는 “스팅레이가 정보를 모았던 건 사실이나 이 정보를 본 적은 없다”며 “FBI에서 지난 주 찾아와 수집 데이터는 저장되지 않는다고 말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FBI 스팅레이 사용 은폐 의혹도 제기됐다. 그는 볼티모어경찰청과 FBI가 맺은 비밀유지협정이 의원·판사가 스팅 기술에 관해 물으면 FBI 측에 즉각 보고하고 관련 사건 수사를 종료하라는 내용이었다고 진술했다. 이 협정 사본도 공개했다. 사본에 따르면 비밀유지 협정은 지난 2011년 7월 날짜로 맺어졌다.

이에 네이트 웨슬러 미국 자유인권협회 대변인은 “4300번은 정말 큰 숫자”라며 “다른 기관이 이러한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플로리다 법무부 측에서는 이 기술을 1800번 사용했고 탤러해시 지역 경찰청에서는 250번 이상, 워싱턴 주 타코마 경찰청에선 170번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FBI 측은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