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스토리] <126> 31세에 늦깎이 방송인 `꿈` 이루다

TBN 경북교통방송 기상캐스터 강유진씨는 남보다 조금 늦은 나이인 30대에 아나운서를 준비했다. 대다수 아카데미 수강생이 대학생인 것에 비하면 강씨는 늦깎이 수강생이었다. 하지만 강씨는 아카데미 수강생이었던 당시 인터뷰에도 나이를 묻는 질문에 “제가 대학생 때쯤에만 해도 어린 친구들이 우세했지만 지금은 나이 많은 아나운서도 많아요”라며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늦깎이 아나운서 지망생에서 기상캐스터가 되기까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강유진 아나운서<펀미디어 제공>
<강유진 아나운서<펀미디어 제공>>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사회생활 5년 차, 마지막 직장에서 3년쯤 일하다 퇴사 후 본격적으로 아나운서 준비를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제 결정을 두고 대단하다거나 쉽지 않았을 거라고 하지만, 결정하는 데 그리 힘들지 않았다.

물론 3년 간 쌓은 무역분야 커리어와 관련 자격증 모두를 포기하는 것이 30대 직장인에게 있어서 흔한 일은 아니다. 아끼는 사람과의 갑작스런 이별, 모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에게서 받은 감동과 깨달음, 행복한 삶을 살고자 했던 의지, 신이 제 삶에 끊임없이 보내는 메시지 등이 한 번밖에 살 수 없는 삶, 꼭 행복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주변의 우려는 없었나.

▲친구나 선후배에게 말했을 때 대체로 응원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가족에게 말하는 것은 두려움이 있었다. 부모님이 보수적인 분 이기에 걱정을 많이 하실 것 같았다. 아나운서가 된 뒤에 말씀드리고 싶었다. 퇴사 후 5개월 간 출근하는 것과 동일하게 매일 아침 8시에 집을 나서서 저녁 6시 반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반복했다. 결국 말씀드렸고 현재는 제가 준비하는 것을 지지하신다.

-주변에 비슷한 연령의 아나운서 지망생이 있었나.

▲몇 명 없다. 나이가 가장 큰 고민 아닐까 생각된다. 아나운서가 되는데 보통 2년 정도 걸리는데 20대 2년과 30대 2년은 체감이 다르다. 아무래도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더 조급해진다.

나이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을 알면서도 시작하지만 서류 통과가 어려운 것을 직접 경험하고 나면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돌과 같이 변치 않는 단단한 정신력을 가지려고 늘 마음을 다잡는다. 수백 번 떨어져도 무너지지 않는 강한 정신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나운서 준비를 하면서 동료 중에 중도 포기한 경우가 있었나.

▲안타깝지만 대부분 중도 포기하는 것 같다. 지상파, 종편, 종교방송, 교통방송을 다 합해도 한해에 채용되는 아나운서가 20명 안팎이다. 아나운서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고 관련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다 아나운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취업 준비를 하다보면 3개월, 6개월에 고비가 찾아오는데 그때가 대부분의 취업준비생이 눈높이를 낮추는 시기다. 중도 포기하는 대부분의 아나운서 준비생 또한 그때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스펙과 이미지가 갖춰진 상태기 때문에 일반기업 취직, 대학원 진학, 기자 준비 등으로 전환한다.

-아카데미 수강 외에도 어떤 준비를 했나.

▲스포츠에도 관심을 갖고 스포츠 중계연습을 했다. 스터디는 개인과 그룹으로 나눠서 다양하게 했다. 언제 어느 분야에서 일하게 될지 모르니 다양하게 준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발성에 관심이 많았다. 좀 더 맑고 깨끗하면서 큰 목소리를 갖고 싶었다. 그룹 보컬 트레이닝 수업을 받았다. 같은 발성법도 가르치는 방식에 따라 다르게 와 닿는 것 같다. 더 많은 분에게 발성법을 배워보고 싶어서 수강했다.

-아나운서로서 본인만의 철학이 있다면.

▲이영표 선수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과 랜디포시 교수가 마지막 강의에서 했던 말이 가장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많은 친구들이 축구를 포기하는 건 ‘지금’만 보기 때문이에요. 남들이 지금 여러분의 실력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자기 실력을 과대평가해도 안 되지만 과소평가 해서도 안돼요.” (이영표 선수의 인터뷰)

“장벽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장벽은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절실하게 원하는지 깨달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장벽은 절실하게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걸러내려고 존재한다. 당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멈추게 하려고 거기 있는 것이다.” (랜디포시 교수의 말)

20대 후반만 되더라도 ‘제 나이에 아나운서 준비, 늦지 않았나요?’ ‘제가 아나운서가 될 수 있을까요?’라며 고민하는 아나운서 지망생이 적지 않다. 강씨는 다니던 직장마저 포기하는 결단력으로, 30대 나이에 TBN 기상리포터 합격을 이뤄냈다. 그는 꾸준히 노력하면 나이의 장벽도 넘어 아나운서의 꿈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