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파방송국 설립 경제적 파급효과 20년간 2조40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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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파교란이나 사고 등으로 GPS 수신이 안 되면 시각동기 분야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대표적인 것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 기지국 간 망동기 불능으로 핸드오프가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디지털 방송에서는 송수신 시간이 일치하지 않아 서비스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금융 분야에서도 스마트 일회용 패스워드(OTP) 등 전자인증이 피해을 입을 수 있다.

이 같은 시각동기 부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비용은 약 31조60억원으로 추산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등이 보유한 자료를 근거로 더 비엔아이 등이 산출했다.

GPS 방해전파에 따른 실제 피해 사례도 여러 건 보고 돼 있다. 지난 2012년 4월 28일부터 5월 13일까지 개성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GPS방해전파가 송출돼 김포, 파주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서 2G 및 와이브로 64개 기지국이 피해를 봤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세 차례 걸쳐 항공기 1137대, 함정 4척, 일반 선박과 어선 261척 등 모두 1402대가 GPS 불능으로 혼란을 겪었다.

GPS가 불능에 빠져도 대안은 있다. 장파(30~300㎑ 주파수)로 대체하는 방안이다.

장파방송국 설립은 지난 2012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선정한 13개 국가대형연구시설에 국가 핵심기반시설에 들어 있는 과제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일부 예산을 확보해 올해부터 장파방송국 기반기술 확보를 위한 ‘장파 표준시 및 표준주파수 방송국 설립 기반 구축’ 사업을 시작했다.

표준연이 지난해 만든 ‘장파 표준시 및 표준주파수 방송국 설립 기반 구축’ 보고서에 따르면 장파방송국 설립 시 경제적 파급효과는 20년간 총 2조4000억원, 고용유발 효과는 총 2만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파급효과가 가장 큰 분야는 통신용 반도체(수신칩세트)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1조6684억원, 고용유발효과가 1만4682명으로 분석됐다. 이어 디지털손목시계와 자동차 시계 쪽이 3585억원, 고용은 1828명으로 분석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장파 표준시 R&D 및 방송국 설립에는 총 500억 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부지 조성과 건축 비용을 제외한 기반기술 연구에는 송신기반 구축비 170억원, 수신 및 활용 35억원, 성능평가 및 실시설계에 45억원 등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됐다. 인력은 매년 15명씩 75명으로 예상했다.

산업적 측면에서 장점도 많다. 수신칩 개발에 따른 통신용 반도체 관련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다. 대한민국 표준시에 동기된 전파 손목시계 및 중대형 시계, 자동차와 가전품 빌트인 시계, 자동제어모듈, 산업용 동기 클록 등 시각 관련 산업도 탄력을 받게 된다.

실제로 일본은 장파방송국을 두 곳 설립했다. 이로 인해 지난 2001년 전파시계가 20만대 보급됐고 2014년 현재 5000만대가 보급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마트 가전이나 스마트 그리드, 가로등 제어 등을 통한 에너지 효율화, 지능형 교통시스템, 보안카메라 공인시점 확인, 컴퓨터 서버, 산업자동화 등에 새로운 동기 플랫폼을 제공해 비즈니스 모델 및 신산업 창출도 가능하다.

통일에 대비해 한반도 전역에 통일된 표준시간 및 표준주파수 보급에도 기여할 수 있다.

장파방송은 GPS나 이동통신망, 인터넷, 유선망 등에 비해 시스템이 송신기 한 대로 1000㎞까지 한반도 전역이 커버되고, 유지가 쉽다. 또 수신기 소비전력이 낮고 크기도 작다. 부품비용은 저가고 실내에서 작동되는 장점이 있다.

유대혁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시간센터장은 “장파 수신기는 교통신호 제어, 가로등 제어, 주차료, 택시미터 외에도 날씨, 미세먼지, 황사 등 기상 정보와 태풍, 쓰나미, 폭우, 폭설, 전염병, 전력난, 기타 긴급사태 등 재난 경보와 같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 센터장은 또 “미국이나 러시아, 중국, 독일, 프랑스, 영국, 스위스, 일본 등은 안정성 차원에서 GPS신호 정지에 대비해 장파 표준시 방송을 병행 운영하고 있다”며 “기반기술 확보 후 실구축을 위한 추가 예산을 시급히 투입해 장파 방송국 설립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장파방송국 설립 경제적 파급효과 20년간 2조4000억원"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