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화성탐사선, 달근처 기지에서 연료보급받는다"

“美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정기적으로 화성에 인간을 보내기 위해 달 근처의 우주 연료기지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최근 MIT뉴스를 인용, 매사추세츠공대(MIT),게이오대,캘리포니아공대 제트추진연구소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이 스페이스앤로켓(Spacecraft and Rockets) 최근호에 이같은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연구진이 계획 중인 유인화성탐사 연료보급 방식은 지구에서 모든 연료를 채워 탐사선을 쏘아올리는 대신 달 근처 화학연료기지에서 연료를 보충하는 방식이다. 이는 소설과 영화 ‘마션’에서 표현된 방식은 물론 나사가 추진중인 인간의 화성탐사계획인 MDRA5.0(Mars Design Reference Architecture 5.0)과도 다르다.

이들 과학자는 나사가 심우주 유인화성탐사계획을 지속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결국 기존 계획을 재검토하고, 자신들의 방식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결론내리고 있다.

이들 그룹은 “수십년 안에 우주탐사는 단순한 임무에서 벗어나 복잡한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사가 정기적인 유인화성탐사를 하게 될 때 달 부근은 (연료보급용) 중간 기착지가 될 것이다. 나사는 장차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화성으로 가는 최적의 방법을 알고 싶어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왜 달인가?

심우주 여행을 할 때 우주탐사선을 발사시키는 방법을 2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발사하기 전에 모든 것을 챙겨 우주탐사선에 싣고 화성으로 직행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발사하기 전에 일부를 챙기고 그 중간에 있는 연료보급소에서 나머지(연료)를 보급받아 목적지로 가는 방식이다.

MIT그룹은 어떤 접근 방식이 가장 효율적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일련의 계산작업을 수행했다.

영화 마션의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지구에서 모든 것을 실은 탐사선을 타고 화성에 도착한 것으로 설정돼 있다. 하지만 MIT는 경제성을 감안할 때 장차 화성여행은 달근처에서 연료를 충전해 화성에 가게 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사진=20세기폭스사
영화 마션의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지구에서 모든 것을 실은 탐사선을 타고 화성에 도착한 것으로 설정돼 있다. 하지만 MIT는 경제성을 감안할 때 장차 화성여행은 달근처에서 연료를 충전해 화성에 가게 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사진=20세기폭스사

그 결과 이들은 결국 지구에서 화성으로 탐사선을 발사할 때 달 근처에 중간 연료보급소를 두는 방식을 택하면 탐사선 중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연료를 조금만 채워 이륙시 부피를 68%나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주탐사선은 달 근처 기착지에 머무르면서 우주선연료의 대부분을 달에서 가져온 액체산소로 채우게 될 것이다.

■연료는 어디에서 조달할까?

달의 남극의 태양이 결코비치지 않는 크레이터의 구석에는 물로 이뤄진 거대한 얼음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얼음은 연료로 변환시킬 수 있다. 즉 인간이나 캐낸 얼음속에 있는 물분자 속 산소를 액체산소로 바꿀 수 있다.

액체산소는 오늘날 대부분의 로켓이 사용하는 핵심 액체연료다.

러시아연방우주국, 유럽우주국 등 세계각국에 있는 많은 우주기관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먼저 중간기착지는 달 근처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화성으로 가는 길에 있는 우주의 다른 장소로 옮겨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다 가벼워지는 탐사선 발사시의 부하

더 가벼워진 탐사선을 발사하면 전체적인 탐사임무의 비용을 줄이는 것 같은 또다른 이익들을 얻을 수 있다.

논문 공저자인 올리버 드 웩 MI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방식을 택하면 이륙질량(launch mass)을 68%나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화성으로 가는 유인탐사선 당 비용을 85억달러(9조8천억원)나 줄일 수 있는 것으로 계산됐다.

이 비용은 올초 넥스젠스페이스사(NexGen Space LLC)가 추정해 발표한 수치와 놀랍도록 유사하다. 나사는 달기지를 통해 화성으로 가는 시나리오를 채택할 경우 얼마만한 비용이 들지 알아보기 위해 넥스젠에 용역을 맡겼다. 이들의 보고서는 “달 근처에 연료 급유 기지를 세우면 화성유인탐사선 비용을 연간 100억달러(11조6천억원)나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MIT연구진이 화성까지 가는 최적화방법으로 달에서 연료를 확보해 충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크리스틴 대닐로프/ MIT
MIT연구진이 화성까지 가는 최적화방법으로 달에서 연료를 확보해 충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크리스틴 대닐로프/ MIT

드 웩 교수는 “MIT는 재사용할 수 있는 로켓시대의 도래를 감안해 화물 1kg당 발사비용을 1만달러로 추정해 계산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MIT연구진의 계산에도 빠진 부분은 있다.

이들의 화성탐사비 85억달러(9조8,700억원) 절감계획은 탐사비행 임무에 대해 언급하면서도 자신들의 계획에 따른 부대비용과 시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달까지 관련 장비를 보내고 ▲달 채굴기지를 건설하고 ▲달 근처 우주에 화학공장을 세우고 ▲광산에서 화학공장까지 물을 수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추가돼야 한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가상의 화성 유인우주선 발사  모습. 사진=나사
미항공우주국(NASA)이 공개한 가상의 화성 유인우주선 발사 모습. 사진=나사

그럼에도 이 그룹은 여전히 “만일 운영비용과 위험 부담만 해결된다면, 이 컨셉은 화성에 유인탐사선을 보내려는 나사의 기존 MRA5.0 전략에 엄청난 향상을 가져다 주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논문 주저자인 다쿠토 이쓰마쓰 MIT포스트닥 과정연구원은 MIT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계획은 최초의 화성탐사에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지만 계속해서 화성에 좀더 저렴한 비용으로 가기위해서는 필요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이시마츠는 MIT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화성을 식민지화하는 것이며 인간이 영원히 살수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주로 갈 길을 열어 적절한 방법으로 행성간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