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렉트로룩스·GE 합병 무산… 삼성·LG `가전 세계 1등` 청신호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삼성전자, LG전자, 일렉트로룩스, GE가전사업 1~3분기 누적 매출

일렉트로룩스의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 인수가 무산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건 ‘2015년 가전사업 세계 1위’ 목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렉트로룩스·GE 합병법인이라는 변수가 사라지면서 통합 1위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2012년 나란히 ‘2015년 생활가전 세계 1위’ 목표를 내걸었다. 생활가전 경쟁력을 강화해 유럽 일렉트로룩스, 미국 GE와 월풀 등을 앞지르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일렉트로룩스와 GE 간 인수합병(M&A) 발표 후 시장에서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사장) <전자신문DB>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사장) <전자신문DB>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사장, 왼쪽) <전자신문DB>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장(사장, 왼쪽) <전자신문DB>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대표(사장)는 지난 10월 “선두업체 인수합병(M&A)으로 세계 1등 목표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며 “1위 매출 규모를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삼성전자 생활가전이 세계 1등군에 들어온 것으로 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합병이 무산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생활가전 매출에서 세계 1위를 넘볼 수 있게 됐다. 8일 환율 기준으로 지난 3분기까지 일렉트로룩스와 GE 올해 가전사업 매출은 각각 12.6조원, 7.6조원이었다. 삼성전자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몫을 제외한 CE부문에서 13.2조원, LG전자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에서 12.7조원을 일궜다.

삼성전자 CE사업군 중 의료기기와 프린팅솔루션을 제외하면 삼성과 LG 양 사 가전 매출은 모두 10조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1위 일렉트로룩스와 격차가 2조원 안팎으로 줄어들면서 빠르면 삼성, LG 모두 ‘통합 세계 1위’ 달성을 가시권에 두게 됐다는 분석이다. 4분기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로 가전 매출 성수기인 점은 양 사에 호재로 해석된다.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 빌트인 강화는 세계 1위 목표 달성에 탄력을 더할 전망이다. 빌트인은 단일 거래 규모가 소비자거래(B2C)보다 큰 기업 간 거래(B2B)에 의존하는 점을 감안할 때 대형 건설사와 협력은 매출 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생활가전 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군 매출 비중이 49%로 전 분기보다 상승했다.

관건은 GE 가전사업의 새 주인이다. GE가 재매각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초격차 M&A에 관심을 갖고 LG전자도 내실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점에서 양 사는 잠재적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중국 하이얼, 터키 아르셀릭 등 신흥 브랜드와의 격차 확대도 중요한 과제다.

※ 삼성전자, LG전자, 일렉트로룩스, GE 가전사업 1~3분기 누적 매출 (단위: 조원, 2015년 12월 8일 환율 기준)

일렉트로룩스·GE 합병 무산… 삼성·LG `가전 세계 1등` 청신호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