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 2016] "비닐하우스 만들고, 버스 타고" 대학 연구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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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기기가 점령한 첨단기술 전시장 한복판에 `미니 비닐하우스`와 `미니 버스`가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미니 비닐하우스 측창(창문)이 자동으로 올라가면 붉고 노란 꽃이 보인다. 비닐하우스 내 온도가 올라가면 설정된 자동제어시스템에 따라 문이 열린다.

실제 버스를 모형으로 축소해 만든 미니 버스에 들어서니 스마트폰 화면에 현재 정류장 위치가 자동으로 표시된다. 버스에서 하차하면 스마트폰에 내린 정류장 위치가 뜬다.

`K-ICT미래인재포럼`에 참가한 대학 정보통신기술센터(ICT)연구센터가 개발한 기술이다. 각각 원예농업과 운수업이라는 전통적 분야에 정보통신기술(ICT)기술을 융합했다.

`월드IT쇼(WIS) 2016` 순천대 전시관에서 관람객이 온실복합환경제어기 시연을 보고 있다. 한국교통대학교부스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 시연.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월드IT쇼(WIS) 2016` 순천대 전시관에서 관람객이 온실복합환경제어기 시연을 보고 있다. 한국교통대학교부스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 시연.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네덜란드 최고 대학 졸업자는 대기업 아닌 농업 선택”

순천대 농식품ICT융합연구센터는 현재 개발 중인 원예작물 생장 통합 관제 시스템을 비닐하우스로 구현했다.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자라기 때문에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수동이나 자동으로 조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농부가 일일이 아침마다 나가 조작할 필요가 적다. 모아진 데이터는 다시 연구소와 중소기업 기술 개발 기반이 된다.

농업 분야에서 데이터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단순히 온실을 PC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수준이 아닌 데이터 기반 복합, 지능형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현 순천대 교수는 “농업선진국인 네덜란드는 데이터를 기업이 많이 가지고 있다”며 “농업은 지역이나 시간대별로 식물 생장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더욱 적합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순천대도 농식품 산업의 생산부터 가공,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 IT를 적용하고 표준화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농축산 분야 시스템 솔루션 개발을 담당하는 중소기업 11곳이 연구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여 교수는 “유럽 최고의 농생명 전문 교육연구기관인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 졸업자는 연구소로 가지 않고, 농업을 선택해 오히려 연구인력이 부족하다”며 “우리나라는 졸업자 대부분이 다음 진로로 대기업, 연구소를 선택하지만 `귀농`인구가 성공적으로 농업기술을 사업화했듯이 앞으로 기술 전문인력 참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WIS 2016] "비닐하우스 만들고, 버스 타고" 대학 연구가 달라진다

◇대학생 아이디어 개발·사업화, 고등학생 참관객이 피드백

학생이 주도적으로 대학의 실용적 R&D프로젝트를 이끌면서 변화에 앞장서는 곳도 눈에 띈다. 한국교통대가 WIS 2016 현장에서 미니버스로 구현한 `비콘을 이용한 비접촉식 대중교통 과금시스템`이다.

한국교통대 산업디자인과, 컴퓨터과학과 학생 5~6명이 주축이 돼 개발한 이 시스템은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하는 노벨룩스를 통해 상용화를 앞뒀다.

이는 학생 아이디어가 사업화된 사례다. 버스를 타고 내릴 때마다 벨을 누르거나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접촉하려고 미리 일어나는 게 위험하다는 실제 버스 운전자와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만들어졌다. 편의성에 안전성까지 고려한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이처럼 최근 대학은 산업 현장이나 시장이 필요로 하는 기술 및 정책 개발에 한창이다. 대학연구센터가 산학 협력 기술개발을 한다면, 방송통신정책연구센터(CPRC)주관으로 열리는 `CPRC ICT 정책콘퍼런스`는 `멀티채널네트워크(MCN)`같은 급성장하는 인터넷 방송분야 정책을 화두로 놓았다.

문철 한국교통대 교수는 “연구센터에서도 학생의 창의적이고 도전적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자유공모 과제로 이를 지원했다”며 “오늘 전시회 현장에서도 서비스를 체험해보고 가장 적극적으로 의견을 준 것도 고등학생이었다. `두 명이서 탈 경우에 요금은 어떻게 내야하는가` 등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의 피드백을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