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일의 한중록]<10>미르2 둘러싼 한·중 소송 관전 포인트

중국에서 `미르의전설2` 지식재산권(IP) 소송이 발생했다. 소송 주체는 운영사인 중국 샨다게임즈와 IP 권리자인 한국 위메이드다.

위메이드가 중국 내 미르의전설2 IP 활용 사업에 샨다가 더 이상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고 선언하며 분쟁이 시작됐다. 샨다는 자신에게도 권리가 있다고 반발한다.

IP는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 공동소유고 샨다는 두 IP홀더 권한을 위임받아 중국에서 해당 IP사용과 불법사용을 단속하는 대리인이다.

샨다는 액토즈 대주주다. `샨다도 IP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상장사(액토즈)가 회사 이익과 무관한 액션을 취하면 배임에 걸린다. 액토즈는 침묵할 수는 있어도 샨다와 함께 움직일 수 없다.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핵심은 돈이다. 당장 중국 웹게임 톱(Top) 10안에서 4개가 `미르의전설2`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모바일게임은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열혈전기`가 잘 나갈 때 월 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고 `사파극전기`가 500억원대 매출을 올린다. 모두 미르의전설2 IP를 활용한 게임이다.

지금도 미르의전설2 IP를 쓰길 원하는 중국 게임사들이 많다. 얼마 전까지 그들은 샨다와 협상 했으나 문제가 생겼다. 바로 저작권자인 위메이드 반발이다.

샨다는 해당 IP가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일까? 중국은 `다오반(盜版:해적판을 의미함)`과 `산자이(山寨: 카피캣)`로 대부분 산업이 성장해 왔다.

전자는 무단 복제이고 후자는 카피캣이다. 전자가 단순복제라면 후자는 살짝 가공을 한다.

2000년대 중반 이후를 달구는 것은 샨자이다. 남의 것을 카피캣하는 것에 약간의 가공과 저가공세로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실적을 거둔 뒤, 오리지널마저 인수해 합법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샤오미를 포함한 현재 중국 기업이 대부분 그런 전략을 통해 성장했다.

샨다 역시 자신이 만들고 운영한 미르의전설2 웹게임과 모바일게임에 권리가 있다고 여긴다. 위메이드 입장에서는 황당하지만 샨다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미르의전설2
미르의전설2

여기에 샨다는 로열티(돈)라는 무기가 있다. 과거 샨다는 대부분 매출이 중국에서 발생하는 약점을 활용해 로열티 정산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액토즈를 압박했다. 샨다는 이번에도 그 전략을 동원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일체 로열티 지불을 중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소송은 어떻게 흘러갈까. 중국도 이제 정부 차원에서 합법적 저작권 사용을 요구한다. 최소한 대놓고 위법을 할 수 없다. IP를 마구잡이로 써도 되는 시대가 아니다. 이 점은 샨다에 불리하다.

위메이드 입장에서 미르의전설2 IP는 당장 눈앞에 이익(로열티) 때문에 포기할 만큼 가치가 작지 않다. 회사 미래나 다름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사 관계를 깨더라도 권리를 쟁취하려 할 것이다.

물론 소송전 뒤에서 활발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2심제다. 보통 기업분쟁은 첫 번째 판결 전에 판사가 양측에게 결과를 귀띔해주며 합의를 유도한다.

따라서 위메이드가 1심에서 이기는 경우를 빼면 판결 직전 합의로 결말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문제를 제기한 위메이드 협상력에 따라 결과가 좌우 된다. 소송에 들어갈 물적·사회적 비용보다 얻어낸 이익이 많아야 성공적인 딜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샨다게임즈
샨다게임즈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게임 칼럼니스트, dooil.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