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클라우드법 시행 1년…공공시장 특수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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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클라우드법 시행 1년…공공시장 특수 안 보인다

지난해 9월 말 세계 첫 클라우드 관련 독립 법령으로 주목받던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클라우드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클라우드법은 정부 초기부터 꾸준히 논의돼 법안 발의 1년 반 만에 통과됐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 비해 국내 클라우드 산업의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공감대가 컸다.

국내 클라우드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별도 법안을 발의하며 적극 나섰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 민간 시장까지 견인하겠다는 목표도 있었다. 법안 통과 후 업계의 기대가 커졌다. 공공시장이 열리면 이를 발판 삼아 매출을 올리고 연구개발(R&D)로 기술 경쟁력을 확보, 해외로 나간다는 청사진이 곳곳에서 그려졌다. 그러나 법 시행 1년이 지났지만 국내 클라우드 산업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업계의 높은 기대도 1년 만에 한풀 꺾였다.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도입 `제로`…2018년 도입률 40%는 `먼 나라 이야기`

법안 통과 후 가장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업계는 인프라형 소프트웨어(IaaS) 분야였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IaaS가 절반 이상 차지한다. 인프라 먼저 클라우드 단계로 넘어가는 초기 시장이기 때문이다. 공공 역시 IaaS 도입에 관심이 많다. 서버,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HW)를 IaaS 방식으로 전환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업계는 법안 통과 후 자연스레 공공기관이 민간 IaaS 도입을 서두를 것으로 기대했다.

공공기관이 민간 클라우드를 도입하기 위한 가이드라인과 지침 등이 뒤늦게 마련되면서 법안 통과에도 도입이 탄력을 받지 못했다.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필수 가이드라인인 `국가 정보 자원 등급 분류 체계`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이용 지침` 등이 법 시행 1년이 다된 시점인 올해 7월에서야 공개됐다.

보안 인증도 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지연시켰다. 공공기관은 보안 인증을 받은 민간 IaaS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 자원 가운데 등급이 가장 낮은 `하` 에 속하더라도 보안인증을 받은 민간 서비스만 이용해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연내 최다 3개 기업이 인증을 받는다고 예상하지만 현재 민간 사업자 가운데 보안 인증을 받은 곳은 없다.

결국 법 시행 1년이 지났지만 공공기관 가운데 민간 IaaS 서비스를 이용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이 상황에서 미래부는 2년 후인 2018년께 공공기관의 40%가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 대형 시스템통합(SI) 회사 임원은 “법이 통과됐는데도 실제 진행되는 공공사업은 하나도 없다”면서 “내년 상황도 기대하기 어려운데 2년 후 40% 달성 목표는 어떤 근거로 설정됐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부처 간 협업 속도 내야…실적보다는 내실 다지기 중요

클라우드 주무 부처인 미래부는 최근 클라우드 관련 사업을 다수 발표했다. 클라우드 도입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클라우드 퍼스트 책임관(CCFO)`을 미래부와 소속 기관, 산하기관별로 두기로 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한국정보화진흥원 등 미래부 산하기관 네 곳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우선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업계는 클라우드법이 `미래부만의 외침`으로 진행돼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보여 주기 식 정책이 아니라 부처 간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행정자치부는 올해부터 공공기관 정부3.0 실적평가 시 클라우드 이용 계획을 포함하면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취지는 좋지만 실제로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행자부는 평가 계획 내용에 민간 클라우드 이용을 구체화해서 명시하지 않았다. 공공기관이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하지 않고 클라우드 시스템을 자체 구축(프라이빗 방식)해도 무방하다.

업계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법 취지에 맞게 민간 클라우드를 앞장서서 도입하도록 유인책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영훈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 부회장은 “이미 세계 정부와 기업은 클라우드로 시스템을 전환하고 있고, 국내도 당연한 단계를 밟을 것”이라면서 “문제는 타이밍이다. 얼마나 빨리 클라우드로 전환해 경쟁력을 갖추는지가 중요한데 시점을 앞당기려면 부처 간 협력과 정책 실행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민간 클라우드 도입을 장려하기 위해 부처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주요 지방자치단체까지 클라우드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최근 금융, 의료, 교육 분야에서 클라우드 도입 규제 개선 작업이 이뤄지는 것처럼 다른 부처나 공공기관과도 계속 소통해 도입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