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AI 세기의 대결, 조치훈 vs 딥젠고…조 9단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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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이후 두 번째 펼치진 인공지능(AI)과 사람 간 바둑 대국에서 첫 경기는 사람이 승리했다. 아직은 호선(동일 조건)으로 프로바둑기사를 승리한 AI 바둑은 알파고 뿐이다.

조치훈 9단은 19일 일본 도쿄에서 AI 바둑 프로그램 `딥젠고(DeepZenGo)`와 3번기 제1국을 진행해 223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딥젠고는 알파고 등장 후 `일본형 알파고` 목표로 `젠`에 딥러닝을 적용해 고도화 한 AI 바둑 프로그램이다. 일본 정보통신기술(ICT)기업 도완고가 투자하고 일본기원이 후원해 3월부터 고도화 했다. 9월 기력 지표로 삼는 레이팅에서 프로기사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조치훈 9단
<조치훈 9단>

조 9단과 딥젠고 대국은 일류 프로기사와 호선 대결로 바둑계 주목을 받았다. 대국은 제한시간 2시간, 초읽기 1분 3회로 진행됐다. 덤은 6집반. 돌을 가린 결과 제1국은 조 9단이 흑을 잡았다. 조 9단은 포석을 준비한 듯 흔치 않은 수법으로 두 곳의 외목으로 판을 짰다. 딥젠고는 양화점으로 응수했다. 초반 진행 속도는 빨랐다.

딥젠고 공격은 다양했다. 공격 방향과 속도가 시시각각으로 바뀌었다. 조 9단은 중간 중간 장고에 들어가기도 했다. 현지 해설을 맡은 왕밍완 프로는 “딥젠고 착수가 어떨 때는 알파고보다 강하다”고 말했다. 이후 딥젠고가 실수로 손해를 보게 됐고 조 9단은 여유를 가졌다. 딥젠고는 1시간 10분만에 돌을 던졌다. 왕 프로는 “강점도 있지만, 불안정한 점도 있다”고 전했다.

조치훈 9단이 딥젠고 대국에서 223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조치훈 9단이 딥젠고 대국에서 223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딥젠고가 프로기사와 동등한 조건으로 호선 대국을 펼친 건 처음이다. 대결은 한쪽이 2연승을 거두더라도 결과 관계없이 총 세 번을 둔다. 2국은 20일, 3국은 23일 열린다.

알파고 이어 딥젠고 등장으로 AI 바둑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중국도 텐센트와 바이두 지원으로 AI 바둑을 개발한다. 한국도 전자신문과 한국프로기사회, 대기업 지원으로 `돌바람` 대상 AI 고도화를 진행한다. 양건 한국프로기사회장은 “AI 바둑 대결로 본격적인 AI 전쟁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