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미라서 천연두 DNA 발견···"기존사실 뒤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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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교회 지하에서 발견된 미라
<리투아니아 교회 지하에서 발견된 미라>

미라에서 검출한 천연두 DNA를 조사한 결과 천연두가 고대 이집트가 아닌 16~17세기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7세기 소년의 미라에서 발견한 천연두 DNA가 천연두 바이러스 기원 규명에 도움을 줬다고 CNN 등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nt Biology)`에 실린 최근 연구에 따르면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 연구팀은 리투아니아 교회 지하 무덤에서 발견된 소년 미라 피부 표본에서 바이러스성 DNA를 채취했다. 그 결과 가장 오래된 완벽한 천연두 유전자 쌍을 갖게 됐다. 미라화된 소년은 1665년경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천연두 바이러스는 현재 냉동고에서만 존재한다. 1970년대 천연두 예방접종 캠페인으로 바이러스를 근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원 등 이 바이러스에 대한 많은 정보가 규명되지 않았다.

최근까지 천연두는 고대 이집트 시대만큼 오래 전부터 인간을 괴롭힌 것으로 여겨졌다. 3000~4000년된 미라에서 패인 흉터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1980년에 근절된 천연두가 훨씬 나중에 생겼을 수도 있다고 제시한다. 핸드릭 포이나르(Hendrik Poinar) 맥마스터 대학 고대 DNA 센터장에 따르면 푹 패인 흉터는 천연두뿐 아니라 수두, 홍역 등 다른 질병과도 관련이 있다.

애나 더간(Ana Duggan) 맥마스터대 고대 DNA 센터 연구원은 “연구는 16세기 말~17세기 초 천연두 바이러스가 모든 20세기 천연두 변종과 이번에 발견된 17세기 변종의 공통 조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천연두 바이러스가 수천년간 인간을 괴롭혔을 것이라는 예상보다 훨씬 최근의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연대는 16세기 이전 유럽에서 전염성 천연두에 대한 시사가 거의 없다는 역사적 기록과 연관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천연두가 어떻게 생겨났고 언제부터 인간을 감염시키기 시작했는지 등을 포함해 불확실한 점이 많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탐험, 이주, 식민지화가 천연두 바이러스 확산을 도왔을 때 연대를 더욱 정확히 추정하도록 돕는다.

연구가 처음부터 천연두를 발견하기 위해 추진된 것은 아니었다. 원래 연구목표는 샘플을 통해 17세기에 어떤 종류 바이러스가 검출되는지 보기 위한 것이다. 연구팀은 천연두가 발견될 것이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고 소년의 미라에는 병을 앓은 흔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천연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더건 연구원은 “고대 병원체 연구는 급성장하는 분야지만 대부분은 박테리아를 대상으로 해 바이러스 연구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