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2016 결산┃MBC 드라마] 장편 드라마-신인 캐스팅은 ‘성공’ & 기대작 시청률은 ‘실패’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대부분 방송사는 월화드라마에 16부작의 미니시리즈를 편성한다. 하지만 MBC는 월화드라마에 50부작의 긴 장편드라마를 연속으로 편성하며 1년(2015년 10월 5일~2016년 3월 22일, 3월 28일~ 9월20일)을 보냈다.

이런 과감한 시도는 성공했다. ‘화려한 유혹’과 ‘몬스터’는 고정시청자를 바탕으로 시청률 평균 14%대를 유지했다. ‘쇼핑왕 루이’ ‘역도요정 김복주’에서는 여주인공을 신인인 남지현과 이성경을 캐스팅했다. 주인공으로 활약한 경험이 없는 배우들이기에 우려도 있었지만, 두 사람은 호평을 받았다. 화제성으로는 한효주-이종석의 ‘더블유(W)’가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시청률로 보면 장편드라마들과 큰 차이가 없다. 게다가 기대작이었던 ‘운빨로맨스’ 역시 낮은 시청률로 고전했기 때문에 연말 연기대상에서 어떤 결과가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출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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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부작 긴 호흡의 장편 드라마, 긴장감 놓치지 않았다 - ‘화려한 유혹’ & ‘몬스터’

50부작의 장편드라마의 최대 단점은 긴 호흡으로 내용이 늘어지고, 새로운 시청자층이 유입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때문에 장편드라마를 연속으로 내보낸다는 것은 도전에 가까웠다. 하지만 ‘화려한 유혹’과 ‘몬스터’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시청률 평균 14%대를 유지하며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받았다.

-‘화려한 유혹’ (2015.10.05~2016.03.22)

지난 2015년 10월 5일부터 2016년 3월 22일까지 방송한 ‘화려한 유혹’은 사랑과 복수로부터 시작된 최강희와 주상욱, 그리고 최강희와 정진영, 주상욱과 차예련의 심리가 인상적인 드라마였다. 15년 이상 견고하게 이어져온 애증의 관계인 이들은 상위 1% 상류사회에서 속고 속이면서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사실 ‘화려한 유혹’은 지난해 진행한 MBC 연기대상에서 이미 상을 수상했다. ‘할배파탈’로 불렸던 정진영은 최우수연기상(특별부문), 사이코패스의 정석을 보여준 김호진은 베스트 조연상(특별부문)을 받았다. 이 작품은 상을 수상했을 당시보다 그 다음해에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몬스터’ (2016.03.28~2016.09.20)

‘몬스터’는 인생을 빼앗긴 한 남자 강기탄(강지환 분)의 복수극이자 진흙탕에서도 피어나는 사랑 이야기로, 지난 3월 ‘화려한 유혹’에 이어 방송되어 9월 20일까지 MBC 월ㆍ화요일을 책임졌다.

초반 이 작품은 새로울 것이 없어 보였던 작품이었다. 강지환-성유리는 드라마 ‘쾌도 홍길동’, 영화 ‘차형사’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데다가 화제성 면으로도 타 방송사가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고, SBS ‘대박’은 의외로 ‘쪽박’이 됐다. 이 사이에서 ‘몬스터’는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초반 강지환으로 아역으로 출연했던 비스트의 이기광이 연기력으로 인정받았고, 이후 강기탄이 신분을 바꾸고 강렬한 복수극을 펼치면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출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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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인 여주’ 복실-복주, 우려 딛고 성장했다 ‘쇼핑왕 루이’ & ‘역도요정 김복주’

신인을 메인으로 내세우는 일은 위험부담이 많은 일이다. 전지현, 김혜수, 전도연 등 어린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아는 배우가 주연을 맡으면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신인이 주연이 되면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연기력이나 상대배우와의 케미스트리에 대한 우려도 해야 한다. 하지만 MBC는 아역배우 출신의 남지현, 연기를 한지 오래되지 않은 이성경을 여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로써 두 배우는 처음으로 미니시리즈의 여주인공 역할을 맡았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쇼핑왕 루이’ (2016.09.21~2016.11.10.)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방송한 ‘쇼핑왕 루이’의 복실(남지현 분)은 강원도 산골에서 문명과 단절된 인물로, 미니시리즈의 여주인공에게는 보기 힘들었던 까만 피부에 곱슬머리, 촌스러운 옷, 강원도 사투리를 선보였다.

남지현은 어린 시절부터 연기력을 인정 받아온 배우였지만, 남지현이 연기하는 촌스러운 인물 복실이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복실이는 사소한 것의 소중함을 몰랐던 루이(서인국 분)에게 믿음을 주고 성장하게 해주는 인물로서 시청자들을 ‘힐링’시켜줬다. 덕분에 이 드라마는 첫회 5.6%에서 마지막쯤엔 11%까지 시청률이 치솟으며 사랑받았다.

-‘역도요정 김복주’ (2016.11.16~)

‘역도요정 김복주’의 복주(이성경 분) 캐릭터도 복실이 만큼 독특하다. 평생 역도만 들고 살았던 스무살 소녀 복주가 난생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로, 초반에는 타이틀롤을 맡은 이성경에 대한 우려가 컸었다. 첫 주연인 이성경이 동시간대 방송되는 ‘푸른바다의 전설’의 전지현을 상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은 일로 봤던 것이다. 게다가 이성경은 일반적인 역도선수로 보기엔 너무 예쁘다는 비판(?)을 받았다. 우려와 달리 이성경은 살을 찌우고, 헐렁한 체육복을 입고 나타나 씩씩함을 자랑했다. 예쁨을 버리고 김복주가 된 이성경은 극 전체를 끄는데 부족하지 않았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첫 회 3.3%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지난 8일 방송한 8회는 5.4%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높지 않은 시청률이지만, 생동감 넘치고 리얼한 청춘의 일상을 담아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출처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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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작들, 시청률은 왜? ‘운빨로맨스’ & ‘더블유’

-‘운빨로맨스’ (2016.05.25.~2016.07.14.)

초반 ‘운빨 로맨스’는 지난해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로 MBC에서 연타석 행진을 보였던 황정음과 ‘응답하라 1988’로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던 류준열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다. 미신을 맹신하는 여자와 수학과 과학에 빠져 사는 남자의 로맨스라는 독특한 소재 역시 관심을 모았다. 이에 10% 시청률을 넘기 힘든 요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첫 회부터 10.3%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회에서 다소 늘어지는 연출로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지 못해 2회는 8.7%로 하락하는 등 아쉬움을 자아냈다. 다행히 4회 이후부터 점차 황정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사랑스러움과 류준열의 능청스러운 연기력이 돋보이면서 시청률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7회에는 9.8%를 기록하며 점점 인기를 회복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15회는 6.4%라는 최저 시청률을 찍었고, 마지막 회 역시 6.8%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방송하는 드라마 중 꼴찌로 종영을 맞이했다.

-‘더블유(W)’ (2016.07.20~2016.09.14.)

‘운빨로맨스’의 뒤를 이어 방송한 ‘더블유’는 한효주와 이종석의 만남으로 주목받았다. 두 사람이 만나는 곳은 현실 세계가 아닌 만화 속이었다. 만화 캐릭터 비주얼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기대를 하게 했지만, 만화와 현실을 오고가며 ‘맥락 없이’ 흘러가는 ‘더블유’를 지상파 시청자들이 이해해줄 것인가라는 우려를 가지고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송재정 작가는 tvN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등에서 시공간이 이동한다는 설정의 판타지 장르로 매니아 층을 확보한 작가로, 흡입력 있는 내용을 선보이며 마니아층을 만들었다. 초반에 ‘불친절한 드라마’라는 평을 듣기도 했지만, 마지막 회 방송 직전 송 작가는 탈고 소감과 함께 ‘더블유’의 대본을 모두 공개하면서 시청자들과 소통했다.

‘더블유’는 첫 회 8.6%로 시작해 5회 차에 최고시청률 13.5%, 그리고 마지막 회는 9.3%로 마무리 했다. 물론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이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꾸준히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익숙한 일반적인 로맨스가 아닌 판타지 장르에 스릴러가 가미된, 지상파에서 보기 힘든 작품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이주희 기자 leejh@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