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플랫폼 사업, 민간·공공 불공정경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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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보화진흥원(NIA)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 사업'을 둘러싸고 불공정 경쟁 논란이 일고 있다.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핵심 사업이지만 사업비 기준이 공공기관에 유리하다는 지적과 특정 공공기관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일부 기업이 참여를 포기하는 등 신뢰도가 떨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IA가 추진하는 사업 자격 요건인 매칭 펀드의 민간 부담률을 놓고 공방이 거세다. 기업은 규모에 따라 전체 사업비 가운데 25~50%를 자부담하고, 일정 부분은 현금부담을 해야 한다. 그러나 공공기관은 출연금을 100%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데다 필요할 때 현금 부담을 하도록 돼 있다. 참여 대상 간 형평성 문제가 지적됐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사업 추진내용. 공모안내서 발췌
<한국정보화진흥원(NIA)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사업 추진내용. 공모안내서 발췌>

빅데이터 플랫폼과 센터 사업은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대학, 연구소 등의 제한 없이 참여가 가능하다. 민간·공공 구분 없이 플랫폼 사업자 10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센터 사업자를 최대 100곳 선발한다. 센터는 빅데이터 생산과 활용을 하고, 플랫폼은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유통과 거래를 지원한다. 데이터업계 관계자는 “공공과 민간이 동일한 공공사업에서 직접 경쟁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면서 “공공데이터를 대량 보유한 공공기관이 유리한 상황에서 민간에 일방적으로 자본 부담까지 지우고 있어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공공기관 특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내정된 공공기관을 위해 기업 등 민간이 들러리를 서는 상황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기업은 “공공기관은 데이터 수집에서 민간보다 유리하다”면서 “기업은 플랫폼 사업자가 될 수 없는 사업 구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계와 민간 주축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산하기관이 끼어들어 판을 흔드는 등 행태도 나타났다. 실제 플랫폼 사업 공모를 준비하고 있던 중견기업 A사는 주력 분야에 특정 기관이 내정됐다는 풍문 때문에 응모를 포기했다.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하던 기업의 갑작스런 참여 철회가 계기로 작용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과기정통부는 민간 매칭펀드 부담 기준은 현행 규정을 따른 것이며, 특정 기관 내정은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신청 기간이 끝나면 공공기관은 물론 공무원까지 배제한 별도의 평가위원회를 구성,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폭 확대된 예산(560억원)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내정설이 사실이면 처음부터 특정 기관을 지정하고 관계 부처 협력 사업으로 발주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 공모 과정에서 내정·유력 등 허위 사실 유포가 적발될 경우 고발 등 강도 높은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공공기관 참여 우려도 크다. 미국, 일본 등 데이터 활용이 활발한 국가는 대부분 민간 기업 주도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기업의 데이터 가공과 유통도 자유롭다. 조광원 한국데이터산업협회장(비투엔 대표)은 “정부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민간이 주도하는 데이터경제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정부가 직접 플레이어가 되기보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등 데이터 활용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업에서 데이터로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