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계 산업 및 무역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그 가운데 혁신 아이디어만 있다면 가장 빠르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은 핀테크가 아닐까. 이미 핀테크는 세계 유니콘 기업의 10.8%를 차지하고 있다. 개별 업종으로 보면 가장 높은 비율이다.
영국 또한 급변하는 시장 추세에 따라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오랫동안 노력해 왔다. 영국 핀테크 산업 발전은 시장의 트렌드 및 혁신 변화에 발맞춰 금융 서비스를 개선시키고 성장시켜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국 핀테크 산업은 연간 66억파운드(약 10조원)의 국내총생산(GDP)을 창출해 내고 있다. 1600여개 기업에서 7만6000개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들 일자리는 한국 정부가 마땅히 주목하고 있는 청년 일자리와 스타트업 일자리를 포함한다.
영국의 대표 핀테크 유니콘 기업으로는 트랜스퍼와이즈가 있다. 크리스토 카르만과 타베트 힌리쿠스가 창립한 트랜스퍼와이즈는 두 사람이 직접 겪은 불필요한 송금 수수료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송금 시 통화 매칭 서비스로 송금 수수료 발생이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트렌스퍼와이즈는 현재 이용자 수가 400만명을 넘어섰다. 수수료는 400만달러 이상을 절감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에도 지점을 두고 있는 월드퍼스트 또한 2004년 영국에서 시작된 핀테크 기업이다. 월드퍼스트 창립자들도 기존 은행이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의 한계를 느끼고 해외 대금 송금 결제 플랫폼이라는 혁신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핀테크 사업을 시작했다. 월드퍼스트는 현재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직원을 600여명 고용하고 있으며, 4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한국 역시 세계 기술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로서 뛰어난 금융 서비스 산업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큰 성공을 거둔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와 같이 더 많은 유니콘 기업이 한국에서 시작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토스는 최근 영국 핀테크 유니콘 레볼루트와 함께 협력 방안도 발표했다. 이처럼 영국과 한국은 서로에게 최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나는 한국 기업에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시작점으로 영국을 고려해 볼 것을 추천한다. 영국 재무장관 필립 해먼드가 최근 발표한 바와 같이 영국에는 표준시간대, 언어, 법률 제도, 인재, 세계 제일의 금융허브,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테크 중심지 등과 같은 이점이 있다. 또 영국 금융감독청(FCA)과 한국 금융위원회가 맺은 한·영 핀테크 브리지 협약은 한국 기업으로 하여금 더 쉽게 런던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다.
핀테크 산업의 세계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서울시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최근 영국 핀테크 주간으로도 알려진 '2019 금융혁신 글로벌 서밋'에 참석해 한·영 협력 기회를 강조했다. 행사 기간에 만난 영국 기업, 투자자, 정부 인사들은 핀테크 산업에 엄청난 협력 기회가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또 오는 23일부터 열릴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는 한·영 핀테크 기업이 더 많은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나는 영국과 한국이 모두 앞으로 다가올 이 엄청난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관 대사 enquiry.seoul@fco.gov.uk